시험대 오른 한동훈 리더십…'이종섭 리스크' 당정갈등 조짐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3-15 16:30:53
'李리스크'는 해결의지 안보여…"韓 특수성 없어져"
수도권 후보들 비상…원희룡 "당정 신중 검토하길"
尹지지율 3%p↓, '의료공백'도 악재…韓역할론 제기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5일 야당 '텃밭'인 호남을 찾았다. 한 위원장은 전남 순천에서 시민 간담회를 갖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여당의 노력을 알리며 표심 공략을 시도했다.
그는 "과일, 축산물 물가가 너무 높은데 정부여당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긴급 가격 안정 자금 1500억 원을 다음 주 추가 투입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그간 지지율 오름세를 타며 4·10 총선 판세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잦은 헛발질로 민심 흐름이 바뀌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출마 후보들의 과거 막말 논란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난 가중, '이종섭 리스크' 등에 따른 '정권 심판론' 부각이 3대 요인으로 꼽힌다.
한 위원장이 이날 정부여당의 물가잡기 책임감을 거론한 것은 민생난에 대한 국민 우려를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캐스팅 보터'인 중도층은 실생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투표의 중요 기준으로 삼는 성향이 강하다. 그럼 만큼 민생난은 악재다.
국민의힘이 전날 심야에 5·18 폄훼 발언 논란에 휩싸인 대구 중구남구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한 것도 총선 악재를 서둘러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도 후보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한 위원장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문제에선 한 위원장에겐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공세"라며 일축하는 대통령실과 '코드'를 맞춰 대야 공세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종섭 리스크'가 중도층 이탈을 불러 비상이 걸린 수도권 후보들과는 온도차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것이 '피의자 빼돌리기'라고 연일 비판하며 이날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현 정부가 자초한 '이종섭 리스크'는 조국혁신당 돌풍과 맞물려 정권 심판론의 위력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네거티브 대응 등을 위해 홈페이지에 개설한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를 통해 "'빼돌리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여당 내 임명 철회 요구도 일축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쓴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원희룡 공동 선대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총선은 결국 민심의 선택을 받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런 점에서 당 지도부나 정부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원 위원장은 "야당에서 이것을 공세하고 있고 여당 지지자 중에서도 조금 걱정하는 분들을 현장에서 꽤 접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정 갈등이 번질 조짐이다.
관건은 한 위원장의 태도다. 한 위원장은 전날 "그분이 내일이라도 공수처에서 부르면 안 들어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한 위원장이 중도층 표심을 얻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선 윤 대통령과 차별화된 행보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종섭 리스크' 대응은 그 잣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차별화보다는 '동기화' 면모가 강한 것으로 비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하고는 다른 사람이구나 해서 한동훈 효과를 갖고 여기까지 왔는데 정권심판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이 대사 임명사건이 터졌고 '초록이 동색이구나'해서 한동훈 특수성이 없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YTN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기를 잡았던 이유 중 하나가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차별화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사 논란 등으로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선 3대 위협 요인 외에도 '의·정 갈등'이 또다른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 대치가 심화하면서 국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정원 확대 카드가 처음엔 윤 대통령 지지율 제고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지금은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의료대란이 길어질수록 그 책임이 정부에게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p) 내려 36%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은 "정부와 의료계 간 강 대 강 대치,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의사계 반발과 의료 공백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49%)이 '잘하고 있다'(38%)응답보다 11%p 앞섰다.
윤 대통령은 증원 재검토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 위원장이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한동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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