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민주당 vs 밀착하는 국힘·개혁신당…입법·특검 충돌↑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23 16:09:53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본회의 통과…정통망법 상정, 필버 돌입
與 "통일교 특검 빨리 처리"…김영진 "특검 일상화 적절치 않아"
국힘 장동혁, 24시간 필버 최장 기록…당권파 "우리가 장동혁"
개혁신당 이준석 "국힘과 與 압박전술 나설 것…張 접촉하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할 재판부 설치 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가결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은 내란전담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회의가 전담재판부 구성 기준을 마련한 뒤 해당 법원의 사무분담위원회가 판사 배치안을 정하고 이를 판사회의가 의결하는 절차 등을 밟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위헌 논란이 컸던 원안을 수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자 "민주당의 사법부 장악 시도"라고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들어갔다. 첫 주자로 나선 장동혁 대표는 날을 넘겨 24시간을 꽉 채우며 토론을 벌여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날을 새워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국무위원 석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늘 해오던 대로 '절대 과반'의 힘으로 표결 처리를 밀어붙였다. '내란 청산'을 명분으로 입법 독주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 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불법정보의 개념과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요건 등을 구체화하고 정보통신망 내에서 이들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언론 자유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언론 단체는 물론 친여 성향인 참여연대조차도 "위헌적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슈퍼 입틀막법'이라고 성토하며 상정 즉시 필리버스터에 또 돌입했다.

 

민주당의 향후 대응은 명확하다. 범여권 정당들의 종결 동의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법안 상정 24시간 만에 자동 종료되는 24일 일방적인 표결 처리를 재연할 것이 확실시된다.


민주당은 입법과 함께 특검에 대한 드라이브도 세게 걸고 있다. 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에 대한 '2차 종합 특검법'을 전날 발의해 추진을 공식화했다. 수사 대상 14개에는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을 겨냥한 항목이 포함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노린 포석"이라는 게 보수 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도 대야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통일교 특검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조하며 민주당에 수용을 압박해왔던 사안이었다. 민주당은 전날 입장을 선회해 통일교 특검을 받아들였다. 2차 특검 동력 확보와 함께 통일교 특검을 통한 반격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흔들기 위해 마구 몰아치는 형국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최대한 빨리 추진하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속도가 곧 정의"라며 "특검이 출범하는 즉시 수사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도록 전면에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선 경계심이 엿보인다. 개혁신당 조응천 총괄특보단장은 뉴스1TV '팩트앤뷰'에서 "잘못하면 국민의힘만 날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단장은 "민주당은 (수사 범위·대상 등) 디테일은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민주당 요구를 야당이) 안 받으면 단독 처리하겠다는 식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내에선 '특검 만능주의'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김영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6개월 간 3대 특검을 진행했다"며 "특검이 일상화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도록 법도 개정했는데, 특검의 일상화·만능화는 사실 안 맞는다"면서다. 김 의원은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7인회 중 한 명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거여 공세에 맞서 밀착하고 있다. 통일교 특검을 위해 손을 맞잡은 뒤 거리를 좁히는 모양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채널A 라디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과 공히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민주당을 향한) 압박 전술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에게) 연락이 한 번 오기는 왔다"는 소개도 곁들였다.

 

이 대표는 "각자 바쁘다 보니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법안을 발의한 뒤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방법론에는 공통 분모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24시간 하고 나면 조금 피곤할 것이다. 정리된 다음에 접촉을 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연대해 대여 강경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과거 야당에서 소수당으로 특검을 관철시킨 사례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했던 드루킹 특검 때"라며 "단식과 그 이상의 투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장 대표를 비판해왔는데, 공조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179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반대 2명은 개혁신당 천하람·이주영 의원이었다.

 

국민의힘에선 당권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를 치켜세우며 "우리가 장동혁"이라는 결연한 반응이 나왔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