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기로에 서다
장기현
| 2018-12-03 14:33:18
KT 아현지사 화재에 따른 통신불통 사태로 황 회장은 취임 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번 사고는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황 회장의 경영 전략의 맹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로 인해 최순실게이트와 일명 '상품권 깡'을 통한 국회로비 논란을 피해간 황 회장이 이번에는 거취를 결정해야 할지 모를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번 사고는 KT 민영화 이후 수익극대화와 비용절감에 따른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신시설 효율화를 위해 진행된 인근 전화국 폐쇄로 백업체제도 구축되지 않은 아현지사에 시설과 장비가 집중됐다. 또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력 감축에 따라 KT 본사에는 기술 요원이 없어서, 통신국의 작은 사고에도 협력업체가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황 회장이 실적에 눈이 멀어 관리는 뒷전이었다"며 "이번 사건은 제대로 된 투자만 뒷받침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또 "KT는 지난 평창올림픽 때 5G를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를 했지만, 당시에도 연임을 위한 무리수라는 평가가 팽배했다"며 "5G 선두기업이라는 이미지도 퇴색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5G 통신망 구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KT는 과거 네트워크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 구축을 약속했다.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은 세계 최고 전문가를 영입하고 정보유출 방지를 확약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KT가 앞으로 5년 동안 5G 등 새로운 전산망 구축에 9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허술한 통신망 관리는 뒷전이다. 다른 한 편에서는 새로운 전산망 구축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에 피해를 본 애꿎은 시민과 상인들의 피해보상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사장은 "D등급의 통신시설은 백업체계가 없다"며 "백업에 너무 많은 투자가 수반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익성만 앞세울 뿐 투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 회장은 친정 체제 강화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최측근을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황 회장은 2014년 KT에 취임하면서 데려온 삼성전자 출신인 김인회 비서실장을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시켜 KT의 2인자로 불리는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이동 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실적과 성과에 따른 인사가 아니라 최측근 중용과 개인적 영달을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지적한다.
황 회장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신뢰를 얻을지, 아니면 사태수습이 끝나기도 전에 내외부의 압력으로 KT를 떠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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