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댓글공작'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 징역 6년 구형
황정원
| 2019-01-29 14:18:14
검찰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한 헌법상 가치 훼손"
변호인측 "기무사는 정보기관이므로 직권남용죄 성립 않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득식(66) 전 기무사령관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배 전 사령관이 부하 간부들과 공모해 주요 정부정책 및 각종 이슈, 정부·여당에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해 말단 부대원들을 민간인으로 가장해 댓글 공작을 지시한 온라인 여론조작 범죄"라며 "국군에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한 헌법상 가치를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파괴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종 보고서에 정부비판 활동은 불순으로, 정부옹호 활동은 순화라고 규정해 군이 민간영역에 개입한 의사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용납돼선 안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배 전 사령관은 최후진술에서 "40년간 군인으로서 정도를 걸으며 어떤 직책에서도 성실히 묵묵히 최선을 다해 항상 자랑스럽고 명예롭게 생각한다"면서 "군인으로서 현장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것은 적에게 포로가 되는 것이다. 저의 현재 심정이 그와 같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또 "사령관 부임 당시 천안함 및 연평도 관련으로 엄중한 안보상황 하에 국민들에게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등 유언비어가 난무해 대응해야 했다"며 "당시 이런 것이 법에 저촉된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같이 근무한 부하들이 법정에 나와 증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령관으로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법적 문제가 있으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 사령관으로서 지휘 책임을 면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배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본건 행위들은 배 전 사령관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한 게 아니다"라며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 아니므로 혐의 구성 요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기무사는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인데 법령이나 업무분장표에 나오지 않은 일을 지시했다고 해서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기무사 부대원들도 기무사 업무로 알고 했다. 이 사건 공소사실 행위로 인해서 불법을 강요받아 자유를 제한받은 경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권남용죄는 국가가 공권력 행사로 일반 국민들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처벌하는 것인데 이렇게 넓게 해석하면 상급자의 지시가 개인적 소신과 어긋나는 경우 예외 없이 성립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권이 바뀌어 전 정권과 정책 판단을 달리할 경우 예외 없이 적용될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댓글 공작 조직인 '스파르타'를 운영하면서 기무사 대원들에게 여권 지지, 야권 반대 등 정치관여 글 2만여건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배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대원들은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ID 수백 개를 대상으로 가입정보를 조회하고, 청와대 요청으로 '나는 꼼수다' 방송 수십 회를 녹취해 보고하는 등 직무범위와 무관한 불법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 전 사령관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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