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승만·박정희 묘역 참배…'보수 책사' 윤여준 영입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4-28 15:01:43

후보 선출 첫 일정부터 중도·보수로 외연 확장 본격화
"망인 평가 역사가에 맡겨도…당장 급한 건 국민통합"
19일만에 최고위…"대통령 뜻 사전보니 국민통합 의미"
尹, 이회창·안철수 도왔던 전략가…상임선대위원장 영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8일 중도층 공략을 본격화하며 외연 확장을 꾀했다. 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보수진영 출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도 포함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진보진영에서 거부감이 상당해 묘역 참배는 그간 지지층의 반발과 논란을 사왔다. 하지만 전날 누적 89.77%의 압도적 득표율로 경선에서 승리한 이 후보로선 거칠 것이 없었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공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자민련 총재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국무총리를 지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도 참배했다. 첫날 일정은 과감한 중도·보수 확장 포석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저도 한때 그랬지만 이미 돌아가신 분들을 놓고 현실적 정쟁에 빠졌던 때가 있던 것 같다"며 "망인들의 평판은 역사가, 시민사회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저와 민주당 지도부의 행보 때문에 의구심을 갖거나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며 당 핵심 지지층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어 "저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 생각만 갖는 건 전혀 아니다"며 "다만 지금 당장 급한 것은 국민통합이고 국민의 에너지를, 색깔 차이를 넘어 한데 모아 희망적 미래 세계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의 필요성과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전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통합'을 무려 14번 언급했다. 자신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폭넓은 반감, 이른바 '이재명 포비아'를 줄이는 게 대선 승리의 관건인 것이다. 

 

당내 화합도 필요하지만 진영에 상관 없이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면모를 각인시켜 중도 표심을 얻는 게 대선 승리에 필수라는 인식이다. 그런 만큼 6·3 대선까지 한달 여 남은 기간 '산토끼' 잡기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은 그 일환이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윤 전 장관님께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님은 평소에도 저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고언도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쯤 열릴 선대위 발족식에서 영입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처럼 여야를 넘나드는 중도·보수 선거 전략가로 꼽힌다.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안철수 후보 등을 돕기도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10월 윤 전 장관을 만나 정치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경선 출마를 위해 지난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19일 만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대선 후보 자격으로 나간 건데, 이 자리에서도 통합을 외쳤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을 뒤져서 찾아봤다"며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우두머리'라는 의미가 있더라"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공동체 자체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와 경쟁은 하더라도 대표 선수가 선발되면 작은 차이를 넘어 국민을 하나의 길로 이끄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아직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닌데 '오버한다'고 생각할지 몰라 한 말씀 더 드리면, 대통령 후보도 그 길로 가야 한다"며 "지금 나라가 너무 많이 찢어져 분열하고 갈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갈가리 찢어지지 않도록 통합을 해 나가야 한다"며 "저는 민주당의 후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온 국민의 후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본선 공략을 위해 '중도·통합'의 가치와 함께 실용 정신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후보는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반도체특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글로벌 경제패권은 누가 반도체를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후보 선출 후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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