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이냐, 안정이냐…분양가 상한제 '기대 반 우려 반'

김이현

| 2019-08-12 14:59:42

국토부, '집값 안정화' 위한 분양가 상한제 개선안 발표
로또 분양·공급 위축 등 우려에는 제도적 장치로 해소
"단기적으로는 집값 안정화…향후 기존 아파트값 폭등할 수도"
▲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집값 안정화를 위한 분양가 상한제 개정안이 나왔다. 과열 조짐이 보이는 재건축 시장을 잠재우고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어준다는 정부의 복안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은 21.02%로 기존주택 가격 상승률 5.74%에 비해 약 3.7배 높았다. 분양가 상승이 일반 집값까지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9·13 부동산 안정 대책' 이후 11개월 만에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 전반의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준다"면서 "평균 분양가가 현재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토연구원 분석 결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연간 1.1%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시행 효과까지 설명한 것이다. 아울러 시행 후 실질적 효과가 없으면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추가 조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제기됐던 로또 분양, 공급 위축, 가격 상승 우려에는 각각의 제도적 장치로 막는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선별적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가격 상승 또한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전매제한기한을 10년까지 적용키로 하면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을 조기화해 공급에 대해 충분히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면서, 주변 집값까지 안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입법예고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적용 지역과 시점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


▲ 정부가 '9·13 부동산 안정 대책' 이후 11개월 만에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정병혁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분양가 통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재건축 아파트 사업 중단 등으로 공급감소가 불가피해 결국 새 아파트 희소성이 커지면서 새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분양하는 단지 대부분의 분양가는 10억 원 넘는 상황이고 현금 6억 원을 가지고 있어야 청약이든 내 집 마련이든 고려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완화한다고 하지만 결국 미분양으로 이어지고 현금부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상한제가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가격 통제로 인해 공급이 줄고,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정하고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지'로 일원화함에 따라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 역시 "당초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을 잡겠다는 의도였는데, 적용 대상을 서울 전지역으로 확대하다보니 전체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낮추는 성과를 거두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아파트 가격의 폭등이라든지 전세가격이 어느 정도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과 반대로 청약시장이 투기수요가 확 줄고 무주택,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며  집값 안정 효과도 볼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적잖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분양시장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다만 전매제한 강화 및 의무거주기간 도입조치로 묻지마 청약보다 무주택,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재고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정부규제책에 대한 심리적 위축 및 거래관망과 저렴해진 분양물량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올해 7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비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량 장기 감소로 이어진다면 지역 내 희소성이 부각될 준공 5년차 안팎의 새 아파트들은 가격 강보합이 유지되며 선호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