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심해지는 KBS '적폐청산'
김이현
| 2018-09-28 13:47:07
KBS "정상화 위한 진상규명 중단없이 계속될 것"
KBS의 '적폐청산'을 둘러싼 사내 갈등이 법정으로 번지며 격화되고 있다.
KBS공영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 "양승동 사장과 적폐청산위원회인 '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가 기자들을 조사하면서 사내 전산망의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본 의혹에 대해 법원이 증거보전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진미위는 지난 7월24일 영화 '인천상륙작전' 홍보 보도 지시를 거부한 기자들에 대한 징계와 '시사기획 창' '훈장'편 불방과 관련한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회사에 권고한 바 있다.
이에 KBS공영노조는 이틀 뒤 "진미위가 조사받던 기자들의 사내 전산망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 본 의혹이 있다"며 KBS 양승동 사장과 진미위 등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사측은 7월31일 "기자들의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 본 사실이 없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KBS공영노조를 맞고소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9월13일 KBS 진미위 관계자를 소환해 이메일 사찰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다음날 KBS공영노조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7일 KBS공영노조가 제기한 진미위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일부를 받아들여 "진미위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직원 징계를 권고하거나, 조사 불응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7일 증거보전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공영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적폐청산을 한다면서 직원들에 대해 무소불위의 징계 칼날을 휘두르며 소환조사를 벌였던 진미위에 대해 법원이 '징계불가' 판정을 내린데 이어 이메일 사찰 의혹에 대한 증거자료도 '강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S에 난무하던 보복의 칼날이 오히려 칼을 쥔 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형국"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KBS는 "법원의 판단은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기타 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한 조치는 위원회 운영 결정과 별도로 KBS 인사규정상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며, 과거에 일어난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침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은 중단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소수 노조인 KBS공영노동조합은 이명박 대통령 때인 지난 2011년 '공영방송인 KBS의 독립성을 지키고 특정 세력의 독단적 주장에 침묵하지 않는다'는 등의 모토를 내걸고 출범했다.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 하의 좌편향 정책을 우려"한다면서 "진미위는 보수정권 때 활동했던 언론인들에 대한 보복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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