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견적서 부풀리기' 의혹

김이현

| 2019-05-03 14:13:39

KBS, 서류조작 통해 정부 예산 편취 의혹 제기
하도급업체 "삼성물산이 견적서 부풀리라 압박"
삼성물산 "사실과 달라…시공사가 개입할 수 없다"

삼성물산이 '견적서 부풀리기'를 통해 100억 원의 혈세를 탈취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3일 KBS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가거도항 태풍피해복구공사 설계변경 과정에서 견적서를 수차례 수정했다. 연약지반을 보강하는 단계에서 견적서를 부풀려 정부 예산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신안군 가거도항은 매년 태풍피해가 잦은 곳이다. 이에 조달청과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수산청 등이 나서 대규모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태풍피해복구공사 또한 해양수산청이 발주한 사업이다. 최종 입찰액이 12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

해당 공사는 국내건설부문 1위인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 2013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1년뒤 중단된다. 바닷속 땅이 연약해 방파제 구조물을 세우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연약지반 보강 공사비로 430억 원의 추가 예산을 내려 보냈다.


이 과정에서 예산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졌다. 추가 예산을 더 받고 사용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견적을 뻥튀기했다는 것이다.

하도급을 맡은 청문건설은 삼성물산으로부터 견적서를 수정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청문건설이 제시한 견적서는 수차례 조정되면서 190억 원에서 315억 원으로 증액됐다. 간접비까지 더하면 총 430억 원까지 늘어났다. 100억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편취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견적 부풀리기를 요구하지 않았고, 청문건설과 삼성물산이 견적서를 주고 받은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견적서를 주고 받으면서 최초 190억에서 315억 원으로 견적이 늘어났다는 게 전제인데, 이는 특정업체가 설계사에 제출한 것"이라면서 "시공사가 이 과정에서 개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드러나 있기 때문에 법무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는 감리(감독관)가 있어서 견적서 부풀리기를 쉽게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하청업체에 역으로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청업체에 금액을 부풀린 견적서를 요청한 뒤 다음 공사에 참여시켜준다는 등 조항을 달고 암묵적으로 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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