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안희정, 모든 혐의 무죄"
김광호
| 2018-08-14 12:52:58
안 전 지사 "죄송하고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오전 303호 법정에서 안 지사에 대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명되는 유력 정치인이고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위력으로 보는게 타당하다"면서도 "다만 증거조사 결과에 따를 때 피고인이 도청 내에서 피해자에게 위력을 일반적으로 항시 행사하고 남용하는 등 이른바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 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간음, 추행 상황에서도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피해자가 제압당했다고 볼 상황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자유의사를 제압해 간음 및 추행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명시적 동의를 표현한 적 없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말하는 성폭력 행위와 법에서의 성폭력 범죄가 일치하지 않아 괴리가 다수 나타나고는 있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구성된 입법 행위를 통해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사법적 판단은 현행법을 엄격히 해석해 결론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고는 지난 3월5일 전 충남도청 정무비서 김지은(33)씨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미투'(Me too)를 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 등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에서 네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김씨를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추행한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4월11일 안 지사를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법원은 6월15일부터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 일곱 차례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자신의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서울서부지법 입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부끄럽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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