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 욕망 담은 현덕식 '유시도'와 팀 A.N '천 겹의 표류'도 주목
2024 제주비엔날레 '표류'를 주제로 한 프레스투어
새벽녘, 흐린 날, 석양의 미묘한 빛 속에서 우산을 쓴 관광객, 관광객을 위한 유니콘 조형물, 텅 빈 부두 등의 풍경들...
| ▲쉔 차오량의 Drifting Chiayi County Taiwan.2015.[제주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대만 현대 사진작가 쉔 차오량의 '드리프팅'이라는 제목의 사진작품이다. 작가는 의도한 빛과 특유의 색을 입힌 필름에 투영해 대만 특유의 복잡한 정체성과 사회적 맥락을 표현했다.
2024 제주비엔날레가 주요 참여작가 3팀과 함께 지난 3일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에서 프레스 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14개국 40팀, 88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2월 16일까지 열린다.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5곳의 전시 공간에서는 회화, 설치, 영상부터 리서치 기반의 아카이빙 작품, 하이테크 뉴미디어 아트(메타버스, 인공지능(AI), 프로젝션 맵핑)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날 프레스 투어에는 대만의 현대 사진가 쉔 차오량, 한국화 작가 현덕식, 미디어 아티스트 A.N(지하루+그라함 웨이크필드)이 참석해 '표류'를 주제로 한 작품의 창작 배경과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쉔 차오량은 작품을 통해 대만 사회의 지정학적 위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30여 년에 걸친 프로젝트 '츠키지 어시장', '스테이지' 등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에 '드리프팅'이라는 제목으로 총 7점의 사진을 출품했다. 이 작품은 계엄령과 민주화를 겪은 대만 사회를 가시적이고 복합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다.
중국의 대만 수복 압박과 이를 바라보는 대만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담은 '드리프팅'은 과거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이라는 공통된 역사적 경험을 가진 한국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출신의 회화 작가 현덕식은 '유시도(流澌島)'를 소개한다.'녹아 흐르는 섬'이라는 뜻의 이 작품은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에는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철학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땐 원초적인 순수함과 깨끗함을 지니고 있지만 살아가면서 대다수가 세속적 욕망에 집착하게 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 | ▲자신의 작품 '유시도'를 설명하는 현덕식 작가.[제주 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작품은 무공(無孔)의 밤바다에 떠 있는 섬을 흑백으로 담아냈다.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검은 배경 속에서 얼음이 물로 녹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 욕망이 응축된 얼음이 녹으며, 순수한 물로 합쳐지는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최고의 선은 바로 물(上善若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욕망의 갈등을 성찰하게 한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자로 활동하는 팀 A.N(지하루+그라함 웨이크필드)은 인공 생태계를 공유된 현실로 탐구하는 예술 연구 프로젝트 'Artificial Natur'를 통해 오랜 기간 협업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제주비엔날레 출품을 위해 몰입형 인터랙티브 설치작품 '천 겹의 표류'를 제작했다.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에 설치된 이 작품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관객과 작품의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인터랙티브 아트로 관람객의 역할을 단순한 '감상자'에서 능동적인 '참여자'로 확장시킨다.
관객이 움직일 때마다 주변 그래픽은 물결치듯 변화하며, 이에 따라 관객은 마치 끊임없이 변모하는 세계 속에 표류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떠돌고, 맞서고, 발견하고, 진화하며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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