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반대 불쏘시개 된 '정보 유출 논란'의 진실은?

김이현

| 2019-06-16 11:42:58

창릉신도시 1년전 유출 도면과 40∼50% 겹쳐
주민들, "투기꾼들에게 로또 번호 불러준 것"
국토부, "투기는 무슨...거래량 오히려 줄었다"

3기신도시 반대단체 주장에 정부, "토지거래 늘지 않았다" 통계로 반박
▲  3기 신도시 고양 창릉 지구와 작년 유출 도면 비교. 빨간색 경계선은 최종 3기 신도시 지정 지구, 갈색 점선은 1년전 유출된 후보지 도면이다. [국토부 제공]


3기 신도시 입지인 고양 창릉동 개발 정보 유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3기 신도시 반대 운동에 맞물려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요점은 1년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새나간 창릉동 개발 계획 도면이 정부가 지난달 추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입지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3기 신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일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유출로 이미 투기가 이뤄진 만큼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보 유출이 신도시 반대운동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등 당국은 "유출 도면과 실제 지구 계획이 똑같지 않을 뿐 아니라, 유출 사고 후 오히려 전년보다 토지 거래가 줄어드는 등 투기도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창릉 지구 지정은 투기꾼들에게 로또 번호 불러준 것"


국토부는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입지의 하나로 부천 대장동과 고양 창릉동 지구를 발표했다. 문제의 발단은 창릉 지구다. 이는 4개동(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 걸쳐있는데, 이들 동이 이미 1년 전에 신도시 후보 입지로 한 차례 주목받은 곳이다.


지난해 3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속 한 전문위원은 "국방부와 협의를 위해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다"며 용역 담당자에게 당시 내부 기밀자료였던 이 지역 도면을 받아 지인 부동산업자에 넘겼다.


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LH는 같은 해 10월 말 인천 논현경찰서에 개발 정보 유출 관련 수사를 의뢰했고, 올해 3월 말 논현경찰서는 해당 전문위원 등 LH 직원 2명과 건축업자 3명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넘겼다.


그 사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3기 신도시 입지(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과천)에서 고양을 제외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추가로 공개한 3기 신도시 입지에 결국 고양 창릉이 포함되자 다시 유출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3일 '창릉 3기 신도시 도면 유출 검찰 조사 요구서'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도 연합회는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 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창릉 지구 지정은 사실상 정부가 토지 투기 세력에게 '로또 번호'를 불러준 셈인만큼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중첩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투기도 없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추가 입지 발표 현장에서 유출 관련 질문에 "40∼50%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당시 유출된 도면이 LH가 택지 후보군 차원에서 관리해온, 매우 제한된 개발 정보만 담은 자료일 뿐 국토부가 확정한 창릉 지구 개발 계획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유출로 투기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국토부는 "근거가 없는 막연한 추측이다. 투기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토지 거래 통계로 반박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데이터에 따르면, 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서 2018년 한해 이뤄진 토지 거래는 모두 387건이다. 특히 5월(80건)과 4월(51건)에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는 유출에 따른 거래 증가가 아니라, 이미 7∼8년 전 발표돼 택지 개발 중인 고양 덕양구 향동 인접 지역에서 기획부동산의 투자자 모집이 이뤄진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4∼5월 4개 동의 총 거래 건수(131건) 가운데 절반 이상(71건)이 기획부동산의 지분 거래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지분 거래를 고려하면, 2018년의 이 지역 거래 건수(387건)는 2017년 384건, 2016년 612건 등과 비교해 오히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유출로 이 지역에서 투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출 자체가 불법이라 기소됐지만, 유출 당사자인 LH 위원과 용역직원조차 경찰 수사 결과 이 지역 토지를 구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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