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내부지침 있었다…하청은 무시, 원청은 방치
장기현
| 2018-12-14 11:24:10
하청 "법적 문제 있는지 판단 기다릴 것"
원청 "관리·감독에 미흡한 점 있었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가 숨진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회사인 한국발전기술이 '2인 1조로 점검에 임한다'는 내부 지침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한국발전기술의 '석탄취급설비 순회 점검지침서'에 따르면, 한국발전기술은 설비 순회점검의 '안전·보건 사항'에 '점검 구역의 소음 지역 및 분진 지역 출입 시는 2인 1조로 점검에 임하도록 한다'고 적시했다.
한국발전기술은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 운송 설비 운전을 담당하는 하청업체로, 원청은 한국서부발전이다. 숨진 김씨는 이 회사 연료운영팀에서 컨베이어벨트 작동 현황을 살피고 기계에 떨어진 석탄을 치우는 '낙탄 제거' 업무를 해왔다.
이 문건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검토 및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관련 부서들의 최종 검토를 거쳐 2017년 4월 승인이 마무리됐다.
노동조합은 이전부터 작업의 위험성을 근거로 2인 1조 근무를 요구해왔다. 두 명이 근무를 함께 하면 위급상황이 발생해도 '풀코드(레버를 당겨 긴급하게 컨베이어벨트를 정지시키는 장치)'를 이용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발전기술은 '단순 업무'라며 노조의 요구는 물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내부지침도 무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관계자는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고용노동부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일단 문건 작성은 한국발전기술이 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검토 및 승인을 한 당사자로서 관리·감독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2인 1조로 운영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현장에서 나온다"며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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