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임종룡 회장의 인기 비결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03-24 11:35:55
"직원 자긍심·사기 진작 노력"…'숨은 일꾼' 포상 등으로 조직문화 개선
민간 금융사에서 '관(官)' 출신 최고경영자(CEO)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내부에서 '낙하산', '관치금융' 등 비판이 종종 제기되기도 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경우는 다르다. 2023년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3년 연임이 확정돼 6년 간 CEO 자리를 지키게 됐다. 임 회장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통 재무관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비서관,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연임 확정 소식에 우리금융 임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임원은 "작년부터 그룹 임직원들 전부 임 회장 연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시기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실상 사퇴 압박까지 받았음에도 이를 이겨내고 연임에 성공한 건 내부 지지 덕으로 풀이된다.
관 출신임에도 내부 임직원들에게 호평받는 비결이 뭘까. 한 우리금융 임원은 "관 출신 CEO들은 보신주의 성향이 강한 게 일반적"이라며 "이 때문에 해당 CEO 재임기간 금융사가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다 발전이 정체되는 케이스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임 회장은 거꾸로 공격적인 경영을 마다하지 않아 그룹 규모를 크게 키웠다"는 것이다.
임 회장 재임기간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또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켜 오랫동안 그룹 내 증권사가 없었던 '갈증'을 풀었다.
임 회장은 과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으로 재임할 때도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 그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농협금융 임직원들도 다들 "임 회장은 훌륭한 성과를 냈다"며 상찬한다.
아울러 정부 눈치만 보는, 세칭 '해바라기' 성향을 보이는 관 출신 CEO들이 많은데 임 회장은 그보다 실적 향상에 더 중점을 둔다.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은 3조1410억 원으로 임 회장 취임 첫해인 2023년(2조5170억 원) 대비 24.8% 늘었다. 2023년 초 1만 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최근 3만 원대 초반까지, 약 3배 뛰었다.
한 우리금융 직원은 "조직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직원 개개인의 사기를 올려준다"고 평했다.
우리금융 직원들이 특히 호평하는 제도는 '땡큐토큰'과 '숨은 일꾼' 포상이다. '땡큐토큰'은 우리금융그룹이 자체 개발한 소통 플랫폼으로 구성원 간 감사, 칭찬, 격려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칭찬을 받은 직원은 물론 칭찬을 한 직원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은 포인트 우수자에게 300만 원 상당 해외여행 상품권 등 다양한 포상을 지급하고 있다.
더불어 임 회장은 성과가 드러나기 어려운 '숨은 일꾼'들을 주기적으로 발굴해 포상하고 있다. 전 임원·부서장 앞에서 공개 격려하고 회장 명의 '땡큐토큰'을 전달한다. 소속 부서에는 간식비도 지원한다.
한 우리금융 직원은 "직원 자긍심 제고 및 사기 진작 효과가 크다"며 "이를 통해 조직 내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하고 상호 존중 문화가 정착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종종 수행원 없이 혼자 다닐 정도로 소탈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연임 확정 후에도 취임식은 생략하고 대신 첫 공식 일정으로 우주 AI 솔루션 스타트업인 텔레픽스를 방문해 맞춤형 지원을 약속했다. 앞으로 '생산적 금융'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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