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에게 20만원…교육기본수당 찬반 논쟁
김이현
| 2018-11-15 11:21:33
학교 밖 청소년 중 관리되는 비율은 20%남짓
"기본 수당은 권리…유입정책으로 사회와 연결시켜야"
'왜 세금으로? 세금 쓸 데가 얼마나 많은데…'(yryo****)
'사회생활 부적응자한테 술‧담뱃값은 왜 주는 거지?'(rlaw****)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17일 "학교를 떠난 청소년을 위한 최소한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월 20만원씩 연간 240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 청소년도움센터인 '친구랑'에 등록한 200명가량이다. '친구랑'은 진학‧취업‧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학력인정, 상급학교 진학, 복교 등을 꾀하는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업의 성과에 따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인 '꿈드림' 참여학생으로 대상을 넓혀 갈 예정이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 산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전국 206개 기초자치단체별로 하나씩 있다. 서울시교육청 청소년도움센터인 '친구랑'도 서울에 총 5개의 센터가 운영 중이다.
지원금은 △교재 및 도서구입비 3만원 △온라인학습비 및 학원수강료 5만원 △진로계발을 위한 문화체험비 3만원 △중식비 8만4000원 △교통비 2만4000원 등이다. 각 항목은 비용추계를 위해 구성됐을 뿐 어떤 항목에 20만원을 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수증 첨부와 같은 사용 용처 검증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논란은 가중됐다. 교육청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신뢰를 쌓아온 '친구랑' 소속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원금에 비해 수혜자의 학업의지가 불확실하고, 부당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영교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사용처도 알 수 없는 현금으로 지급 후 감사 안 하겠다는 건 사립유치원 사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교사들도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기대가 지나쳐 보인다"거나 "도리어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김태식 장학관은 "청소년들이 기본수당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활용계획서를 작성하게 하고, 센터에 있는 상담사와 함께 고민한다. 그런 다음 실제로 쓰고 나서 평가를 한다"면서 "20만원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사전교육과 사례관리, 사후평가를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부정사용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도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교에 복귀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다"며 "탈학교를 촉진한다기 보다는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 유입정책을 시행하는 목적은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을 제대로 파악해 사회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약 5만명 내외의 청소년이 교복을 벗는다. 특히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비율의 학생이 학교를 떠나고 있고, 그 비율도 최근 3년 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2015년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학교 밖 청소년 대책'에 의하면 학령기에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누적 기준 3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추정치일 뿐 정확한 학교 밖 청소년의 수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학업을 그만둘 때 '자신의 개인 정보를 관련 기관에 전달한다'고 동의한 학생만 추적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관리되는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은 20%정도에 불과하다.
자신의 정보가 연계되는 기관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적다. '학교밖 청소년 이행경로에 따른 맞춤형 대책 연구' 결과 '관련 기관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286명(67%)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원센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427명의 학업중단 청소년 중 307명(71.9%)은 '모른다'고 답했다.
김 장학관은 "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는 친구들은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매우 낮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관리되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이 부적응, 비행청소년 등에 빠질 우려가 큰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의 경우에는 청소년 동향이 다 파악되도록 의무적으로 시스템이 연계돼 사회생활까지 이어지지만,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이 강력해 학교를 그만둘 때 유실이 많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행정에 스며들게끔 만드는 방안으로 그들의 수를 파악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교육기본수당은 학생들이 직접 신고를 해야 하고,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정책 안으로)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 청소년도움센터 관계자는 "기본수당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지방에서도 센터 가입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아무래도 실질적 지원을 한다고 하니 각지에서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고등학생은 매년 1천만원 정도 지원받는데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자기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긴 것"이라면서 "노인수당도 사용처를 알고 주는 게 아니다. 당연히 학교 밖 아이들도 생활을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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