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열의 AI경제] 일본에서 배우는 국가 운영체제(OS)의 미래형 업그레이드
KPI뉴스
go@kpinews.kr | 2026-02-19 13:47:54
IT엔지니어 정치 실험, 일본서 시작된 구조개혁 신호탄
산업전략 재편과 디지털 정치혁신…생존 위한 국가 대개조
한국도 세대·이념 넘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설 때다▲ 일본과 한국의 국가 운영체제 비교 이미지. 왼쪽부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팀 미라이 안노 다카히로 대표, 한국 개발자. [챗GPT 생성]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일본의 총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찬 우익 싱글 철녀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에 주목했지만,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내 눈이 번쩍 뜨인 지점은 청년 IT당의 선전이었다. AI 엔지니어 출신인 안노 다카히로(安野貴博·35) 팀 미라이 대표는 당을 만든 지 1년도 안 돼 11명의 비례대표 중의원을 배출, 일본 제6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평균 연령 39.5세의 IT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안노는 도쿄대 공학부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AI 스타트업 두 곳을 창업한 청년 IT 재벌이다. 긴 말총머리를 끈으로 동여맨 안노 대표는 2024년 정치 입문을 결심, 도쿄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5만 표 득표로 5위에 올랐다. 당시 모인 자원봉사 조직 '팀 안노'를 기반으로 2025년 팀 미라이가 창당됐다. 먼저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안노는 비례대표 참의원에 당선됐고, 수개월 후 중의원 선거에서도 당원들을 무더기 당선시키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외신에 전해진 그의 성공 비결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다. 그대로 한국 젊은이들에게 이식시키고 싶을 정도다.
SF 소설가로 활약하기도 한 안노는 당명처럼 미래의 꿈같은 선거운동을 펼쳤다. IT테크놀로지를 낡은 정치 유세의 구석구석에 접목했다. 자체 개발한 정치자금 공개 플랫폼을 통해 수입과 지출 내역 모두를 투명하게 내보였다. 대규모 광장 유세보다 유튜브 라이브, X(옛 트위터), 라인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집중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로 'AI 안노'를 만들어 24시간 유권자 질문에 답하게 했다. 그는 "분열을 부추겨 표 얻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누군가를 적으로 돌려 공격하지 않고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해야 한다고 믿는 정책을 정직하게 실천하겠다"고 유권자에게 약속했다. 포퓰리즘 공약 대신 생활형 실용 공약에 주력했다. 정직은 빛이 났다. 인기를 노린 기성 정치인이 너도나도 감세를 외칠 때 안노는 "무차별 감세는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유세하면서 "건강보험·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먼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생 정책도 현금 지급보다 자녀수에 연동해 부모 소득세율을 줄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도쿄 등 대도시 맞벌이 부부에게 호응을 얻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청년 정치참여는 기존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로 시작하는 대기업 입사 방식이 주된 흐름이었다. 그러나 일본 팀 미라이의 성공사례는 창업형 정치개혁으로도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인의 국회 입성 비율이 매우 낮다. 칭화대, 푸단대 등 테크노크래트 중심의 중국 지도체제는 딴 나라 이야기이고 유럽, 일본에 비해서도 극히 저조하다.
특히, 젊은 IT 종사자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힘들다. 지금까지 안티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 의사에서 정당 대표로 성장한 안철수 정도가 고작이다. 아니면 게임에 빠졌다가 재벌로 큰 몇몇이 다다. 이제 청년들이 자신의 정치수요를 스스로 해결하는 정당을 창업해야 한다. 어른들은 이들 미래세대를 키워줘야 한다. 흔히 이를 세대 간 대결구도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웃긴 얘기다. 트럼피즘과 시진핑이즘의 세계 속에 20세기 냉전체제는 옛말이 됐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대결, 보수와 진보의 가치 경쟁은 이제 낡은 틀로 무너지고 있다.
앞서 일본의 다카이치, 안노 현상을 생존 몸부림이라고 풀이했다. 다카이치의 사나에노믹스는 반도체, AI, 양자 등 17개 국가전략산업에 뭉텅이 재정을 투입하는 일본주식회사 재생 프로그램이다. 안노의 팀 미라이는 낡은 국가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는 시스템 재설계이다. 친구도 적도 없는 춘추전국 시대에 국가가 살아남는데 노소가 따로 없다는 이야기다. 움베르토 에코는 현세를 '신중세 시대'란 표현으로 불렀다. AI 신(神)을 인간보다 위로 떠받들며 봉건 영주처럼 군웅할거하며 각자도생의 삶을 추구하는 세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국가 대개조에 나서야 한다. 군국주의 식민 일본만을 기억하는 과거는 버리고, 실용의 정신으로 두 국가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가 왔다. 일본은 대한민국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다. 난세에는 어벤저스가 출현한다. 대한민국의 '불판',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할 미래의 영웅이 나타날 시점이다. 안노의 정치관은 정치를 '권력 투쟁'이 아닌 '시스템 설계'의 영역으로 본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정치 어벤저스는 먼저 각성한 일본 어벤저스와 손을 잡고 최강의 적으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다. 과학으로 무장한 20, 30대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 노성열 논설위원
산업전략 재편과 디지털 정치혁신…생존 위한 국가 대개조
한국도 세대·이념 넘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설 때다
일본이 달라지고 있다. 잃어버린 30년 장기 경제침체와 자민당 독재라는 낡은 국가 운영체제에 갇혀 우리나라에게조차 '싼 맛에 해외여행 가는 곳' 정도의 폄하 이미지만 쌓여가던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끝난 중의원 선거(총선)를 계기로 조금씩 국가개조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또 30대의 젊은 정보통신(IT) 전문가들로 이뤄진 신당 '팀 미라이(未來)'가 창당 9개월 만에 비례대표 11석을 얻는 이변을 기록한 점도 주목거리다.
일본의 변화 조짐은 관세왕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미·중 양 강의 대립이 격화하고, 기존 안보동맹은 무너져 가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스스로 자강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냉혹한 21세기 신(新)중세 세계관 속에서 생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위협은 커지고 내부 정쟁에다 4대 경제 구조조정마저 더딘 현 위기를 방치할 경우 그렇다는 얘기다. 실용 이재명 정부는 서서히 선회하는 불침항모 일본의 항로변경에 부응해 대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시스템 개혁으로 국가 경쟁력을 자체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 그 개혁의 시사점을 일본에서 한수 배울 수 있다.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일본의 총선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찬 우익 싱글 철녀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에 주목했지만,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내 눈이 번쩍 뜨인 지점은 청년 IT당의 선전이었다. AI 엔지니어 출신인 안노 다카히로(安野貴博·35) 팀 미라이 대표는 당을 만든 지 1년도 안 돼 11명의 비례대표 중의원을 배출, 일본 제6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평균 연령 39.5세의 IT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안노는 도쿄대 공학부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AI 스타트업 두 곳을 창업한 청년 IT 재벌이다. 긴 말총머리를 끈으로 동여맨 안노 대표는 2024년 정치 입문을 결심, 도쿄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5만 표 득표로 5위에 올랐다. 당시 모인 자원봉사 조직 '팀 안노'를 기반으로 2025년 팀 미라이가 창당됐다. 먼저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안노는 비례대표 참의원에 당선됐고, 수개월 후 중의원 선거에서도 당원들을 무더기 당선시키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외신에 전해진 그의 성공 비결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다. 그대로 한국 젊은이들에게 이식시키고 싶을 정도다.
SF 소설가로 활약하기도 한 안노는 당명처럼 미래의 꿈같은 선거운동을 펼쳤다. IT테크놀로지를 낡은 정치 유세의 구석구석에 접목했다. 자체 개발한 정치자금 공개 플랫폼을 통해 수입과 지출 내역 모두를 투명하게 내보였다. 대규모 광장 유세보다 유튜브 라이브, X(옛 트위터), 라인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집중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로 'AI 안노'를 만들어 24시간 유권자 질문에 답하게 했다. 그는 "분열을 부추겨 표 얻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누군가를 적으로 돌려 공격하지 않고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해야 한다고 믿는 정책을 정직하게 실천하겠다"고 유권자에게 약속했다. 포퓰리즘 공약 대신 생활형 실용 공약에 주력했다. 정직은 빛이 났다. 인기를 노린 기성 정치인이 너도나도 감세를 외칠 때 안노는 "무차별 감세는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유세하면서 "건강보험·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먼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생 정책도 현금 지급보다 자녀수에 연동해 부모 소득세율을 줄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도쿄 등 대도시 맞벌이 부부에게 호응을 얻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청년 정치참여는 기존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로 시작하는 대기업 입사 방식이 주된 흐름이었다. 그러나 일본 팀 미라이의 성공사례는 창업형 정치개혁으로도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인의 국회 입성 비율이 매우 낮다. 칭화대, 푸단대 등 테크노크래트 중심의 중국 지도체제는 딴 나라 이야기이고 유럽, 일본에 비해서도 극히 저조하다.
특히, 젊은 IT 종사자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힘들다. 지금까지 안티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 의사에서 정당 대표로 성장한 안철수 정도가 고작이다. 아니면 게임에 빠졌다가 재벌로 큰 몇몇이 다다. 이제 청년들이 자신의 정치수요를 스스로 해결하는 정당을 창업해야 한다. 어른들은 이들 미래세대를 키워줘야 한다. 흔히 이를 세대 간 대결구도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웃긴 얘기다. 트럼피즘과 시진핑이즘의 세계 속에 20세기 냉전체제는 옛말이 됐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대결, 보수와 진보의 가치 경쟁은 이제 낡은 틀로 무너지고 있다.
앞서 일본의 다카이치, 안노 현상을 생존 몸부림이라고 풀이했다. 다카이치의 사나에노믹스는 반도체, AI, 양자 등 17개 국가전략산업에 뭉텅이 재정을 투입하는 일본주식회사 재생 프로그램이다. 안노의 팀 미라이는 낡은 국가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는 시스템 재설계이다. 친구도 적도 없는 춘추전국 시대에 국가가 살아남는데 노소가 따로 없다는 이야기다. 움베르토 에코는 현세를 '신중세 시대'란 표현으로 불렀다. AI 신(神)을 인간보다 위로 떠받들며 봉건 영주처럼 군웅할거하며 각자도생의 삶을 추구하는 세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이념과 세대를 초월한 국가 대개조에 나서야 한다. 군국주의 식민 일본만을 기억하는 과거는 버리고, 실용의 정신으로 두 국가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가 왔다. 일본은 대한민국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다. 난세에는 어벤저스가 출현한다. 대한민국의 '불판',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할 미래의 영웅이 나타날 시점이다. 안노의 정치관은 정치를 '권력 투쟁'이 아닌 '시스템 설계'의 영역으로 본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정치 어벤저스는 먼저 각성한 일본 어벤저스와 손을 잡고 최강의 적으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다. 과학으로 무장한 20, 30대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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