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말싸미]미세먼지 전쟁, 전투력 상승시키는 '잇템'
김혜란
| 2019-03-20 08:59:38
마스크 없이는 외출할 수 없는 잿빛의 대한민국, 흡사 ‘검은 숲’을 연상시킨다.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오는 ‘검은 숲’은 방독면을 쓰지 않으면 5분 만에 폐가 썩어 버리는 죽음의 숲이다.
‘피미족’ ‘맘부격차’ 등의 ‘미세먼지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지만 ‘미세먼지 숲’인 한국에서도 살아날 구멍이 있다. 이제는 생존도 ‘템빨’이다. 미세먼지 전쟁에서 승리하는 ‘미세먼지 잇템’을 모아봤다.
#걸어 다니며 ‘셀프 정화’
퇴근을 앞둔 시간 휴대폰 경보음이 울리자 “아~오늘도야” 탄식한 사람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일주일 연속 시행되면서 ‘셀프(self) 감금’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됐다. 하지만 이제 야외에서도 ‘셀프 비상저감조치’가 가능해졌다는 사실! ‘노스크(nose+mask)’를 껴보자. 공들인 화장이 무너질 걱정도 없고 재사용이 가능해 경제적이다. 특수필터로 미세먼지를 96.3%까지 차단하니 외출이 두렵지 않다. 넥밴드형 블루투스를 닮은 ‘웨어러블(wearable) 공기청정기’도 있다. 음이온이 나와 미세먼지를 땅에 떨어지게 하는 효과가 난다. “내 안에 공기청정기 있다”며 청정미(?)를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울애기’는 내가 지킨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사람은 1㎏ 당 5~10㎖의 공기를 흡수하는 반면, 개는 10~15㎖를 흡수하기 때문. 또 코가 땅바닥과 가까워 더 많은 먼지를 흡입하게 된다. 이에 반려동물을 위한 마스크인 ‘펫스크(pet+mask)’가 출시돼 펫맘, 펫대디의 걱정을 덜었다. ‘견(犬)체공학’적인 펫스크. 개의 눈과 코에 맞춰 입체 설계됐고 사이즈도 다양하다. 또 다른 작은 이들(?)인 영유아용 제품도 있다. 유모차용 공기청정기가 나와 방풍 커버로는 부족했던 그 틈을 채웠다. 탈부착이 가능해 차량, 아기침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패션 입고 런웨이 行
방독면과 발라클라바(balaclava·방한모)를 쓰고 캣워크(무대)를 걷는 모델들. 최근 패션쇼는 세기말을 연상시킨다. 패션계는 ‘스모그 쿠튀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며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표현 중이다. 고가의 한정판 스니커즈를 해체해 마스크로 선보인 디자이너 왕지준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스모그 쿠튀르’는 하이 패션(High Fashion)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민아 마스크’ ‘소지섭 방진 재킷’ 등 다양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아이템으로 세상에 나왔다. 미세먼지, 이제는 ‘엣지(edge)’ 있게 막는다.
#피미족(避微族)
‘피미족’은 더위를 피하는 것처럼 미세먼지를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야외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피미족’에 실내 복합 쇼핑몰은 웃고, 노점상인들은 울상 짓는다고.
#맘부격차
‘맘(mom·엄마)’에 ‘빈부격차’가 결합한 말.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해외여행이나 이민 계획을 통해 미세먼지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세태를 표현한다.
#스모그 쿠튀르(Smog Couture)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등장한 패션 경향. ‘고급 여성복·맞춤복’을 가리키는 말인 ‘쿠튀르’ 앞에 ‘오염된 공기가 안개와 함께 한곳에 머무르는 상태’를 일컫는 ‘스모그’가 합쳐진 말이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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