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하락 李대통령·민주당 지지율…연임 도전 고민 커지는 정청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6-15 16:50:33
李, 순방 중 '與 책임 강조'…지지율 위기 반영과 경고
鄭, 몸낮추며 "李대통령, 월드클래스의 세계적 지도자"
거취엔 여전히 함구…"연임도전 결심했다" 관측 우세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같이 떨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가 동반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갈등, 나아가 당청 간 불협화음이 번지는 것도 악재다. 8·17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로선 부담과 고민이 커지는 형국이다. 친명계가 선거 패배 책임을 물어 정 대표 퇴진을 압박 중인데, 지지율까지 하락하고 있어서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8∼12일 전국 유권자 2515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51.5%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3.7%p 내렸다.
정당 지지도 조사(11, 12일 전국 유권자 1002명 대상)에선 민주당이 38%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둘째 주(39.9%) 이후 10개월 만에 30%대로 주저앉았다. 국민의힘은 44.3%였다.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다. 양당 격차는 6.3%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이다.
동반하락 추세는 지방선거 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공개한 여론조사(9∼11일 유권자 1002명)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57%였다. 3주 전 조사 대비 7%p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 41%, 국민의힘 29%였다. 직전 조사 대비 각각 4%p 하락하고 7%p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중앙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과 민생경제 충격을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여권 기류는 다르다. 기대에 못미친 선거 성적과 함께 계파·당청 충돌을 일으키는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지지층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친명계와 청와대 내부에선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의 당권 욕심이 화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인 지난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여당 행태를 비판한 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대목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정 대표를 겨냥한 불만 표출이자 질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검찰 개혁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강경 노선으로 일관하는 행보를 보였다. 선명성을 선호하는 강성 지지층과 권리 당원을 잡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지향점은 당권이다. 이 대통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당부했으나 정 대표는 토론 없이 전면 폐지를 선언했다. 청와대로선 정 대표 의도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정 대표 발언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에서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 대표는 '로우 키'로 대응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의 외교 역량으로 이 대통령은 월드클래스의 세계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경고성 메시지로 다시 불거진 '명·청 갈등설'을 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탈리아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협력에 새 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이재명 정부가 이끄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역량이 세계와 더욱 활발히 연결되고 그 성과를 풍성하게 나누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와 몸을 낮췄다. 하지만 이 대통령 메시지로 친명, 친청계 간 대치 전선이 뚜렷해지면서 당권투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친명계는 이 대통령 발언 의미를 부각하며 '대표 사퇴·연임 포기'로 정 대표를 압박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문제를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공박했다. 또 "집권 2년 차에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것에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희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너무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친청계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당직자들은 당원 주권 의지를 관철하고 대통령과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당대표 중심으로 합심 단결해 일해주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맞받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김어준 씨 유튜브에 출연해 선거 때 당권 도전설이 나온 김민석 국무총리 언행을 거듭 문제삼았다.
지난 주말 공개 일정 없이 잠행한 정 대표는 향후 거취에 여전히 함구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 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엑스' 표시를 하며 "말하지 말라"고 했다. '거취 고민 중이냐'는 질문엔 "궁금하시냐"며 웃음으로 대신했다.
김영배 의원은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정 대표는 꿋꿋한 분이기에 꿋꿋하게 경쟁할 것으로 본다"며 전대 출마를 예상했다.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결심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기정사실화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건 당심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 대표는 권리당원 구성 상 1인1표제로 가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라며 "이 대통령이 당무개입을 우려해 더 이상 세게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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