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인요한 향해 "대통령 언급 안돼"…하태경 "金, 혁신위 전권 약속 깨"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16 15:38:24
"당 대표 처신은 알아서 결단"…불쾌감 표출·작심 비판
'불출마 권고' 공방 격화…金 리더십·'말바꾸기' 도마에
河 "전권 약속 충실 이행해야…印 무너지면 金도 무너져"
국민의힘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출마 권고를 둘러싼 인요한 혁신위와 김기현 지도부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이 특히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불출마·험지출마를 강하게 압박하자 공방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이 '윤심(윤 대통령 마음) 카드'까지 흔들어대자 16일 작심 비판에 나섰다. 이대로 혁신위의 '속도전', '여론전'을 두고 보다간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호영·장제원 의원 등 영남 중진·친윤계가 인 위원장 권고를 걷어차면서 당 쇄신 차질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김 대표에게 쏠리는 형국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의 '윤심' 발언에 대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불출마·험지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당 대표의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심을 앞세운 인 위원장 언행에 불쾌감을 공개 표출하며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과 잘 협의해 총선 준비를 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스템이 있고 그것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더 이상 혁신위에 끌려다니지 않고 당 공식 기구를 통해 '질서 있는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지도부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비례 50% 공천 의무화' 등 혁신위 안건을 보고받고도 '존중한다'는 입장만 밝힌 채 의결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도부는 각종 혁신안을 총선기획단, 공천관리위원회 등 당 공식 기구로 넘겨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도부는 총선기획단과 공관위를 통한 고강도 인적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인 위원장을 저격하며 김 대표를 지원사격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 위원으로 영입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의 윤심 발언에 대해 "꼭 공개적으로 할 필요까지 있었을가"라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혁신위가 혁신의 전권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만큼 그 일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운운한 윤 대통령 메시지는 "격려성 발언"이라며 평가절하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거들었다. 이 전 대표는 YTN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이 말실수를 한 거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했다고 선언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연일 혁신위를 향해 경고성 발언을 내놓는데 대해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김 대표는 혁신위 출범 당시 "안건 등 제반사항에 대해 전권을 갖고 자율적 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이 '불출마·험지출마'를 권고하자 김 대표가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지 말라"(14일), "혼선은 바람직하지 않다"(15일)고 쏘아붙인 건 '전권 부여'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하태경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김 대표의 어제 발언은 본인 약속을 스스로 깨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인 위원장한테 약속했던 것은 전권을 주겠다고 했던 것이고 전권을 주겠다는 것은 혁신위 결정은 이 지도부에서 통과시키겠다, 따르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선은 김 대표에게는 전권을 주겠다고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현 지도부랑 인요한 혁신위는 운명공동체"라며 "인요한 혁신위가 무너지면 김기현 체제도 같이 무너진다"는 경고도 곁들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영입했는데 당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한다. 그건 자가당착"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혁신위는 당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만든 것인데 그게 제 마음에 안든다고 당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 한다는건 자기 부정"이라고 못박았다.
오신환 혁신위원 3호 혁신안을 보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임기가) 12월 24일까지라는데 그렇게까지 길게 가고 싶은 마음은 개인적으로 없다"며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혁신위랑 (함께 하나)"라고 전했다. 혁신안 무산 시 '조기 해체론'을 거듭 부각한 것으로 읽힌다.
혁신위가 조기 해산하면 김 대표도 코너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 고민이 깊어질 법하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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