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된 이낙연…신당 반대 서명 확산에 비명계 "나가라는 것"
박지은
pje@kpinews.kr | 2023-12-18 14:55:26
원외조직도 가세…"명분없는 창당, 정치적 욕망 때문"
이철희 "연판장 돌린 100명 거칠다, 李 나가라는 것"
박용진 "李를 만나라...미운놈 나가라 식이면 패배 뿐"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고립무원이다. '이낙연 신당'에 대한 당내 반발이 워낙 거세다보니 비명계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친낙계(친이낙연) 의원들도 신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친명계는 연일 창당 불가론을 설파하며 '이낙연 때리기'를 노골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단합해야 총선 승리가 가능한데 '이낙연 신당'은 당의 단일 대오를 깨는 해당 행위라는 게 불가론의 요지다.
초선인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이 주도해 지난 14일 시작된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 서명은 18일로 닷새째 이어져 1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명을 며칠 더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대표에게 창당을 포기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친명계 원외 조직도 신당 비난전에 가세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기고 있다"며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는 정치 양극화를 신당 창당 이유로 꼽지만 그 책임은 제1야당 대표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윤 대통령과 여당에 물어야 한다"며 "명분 없는 창당은 이 전 대표의 헛된 정치적 욕망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
당 소속 광주·전남 총선 출마 예정자 20명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년간 민주당의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하고 호사를 누린 분이 윤석열 검사 정권 심판이라는 시대 정신을 저버리고 사욕을 채우려 한다"며 "정치적 반란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돌아 논란이 일었다. 포스터에는 '국민이 원하면 만들겠다',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 없는 민주당' 등의 문구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임영웅, 아이유, 유재석, 손흥민, 김연아 등 유명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친낙계 인사들이 주로 모인 원외모임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우리 모임과는 무관하다"며 포스터는 가짜라고 밝혔다. 민주주의실천행동은 "해당 웹자보는 이재명 지지자로 추정되는 X(옛 트위터) 사용자의 허위조작정보 유포로 이 같은 웹자보를 발행한 사실이 없다"며 "이 대표를 지지하는 정치권 원외인사들과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 대표를 향해 비명계 일부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분열의 상징이 될 신당 추진을 비판하지만 분열의 과정을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지도부의 수수방관 태도도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만나고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4인도 당장 만나라"며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의 목소리를 분열의 틀로만 보지 말고 총선 승리를 향한 걱정의 관점에서 바라봐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운 놈 나가라, 싫은 놈 떠나라' 식으로만 당이 나간다면, 그 종착지에는 혁신 없는 패배만이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이철희 전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신당 추진 호소문 서명을 두고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 없이 '그만해라' 하는 것은 거칠다"며 "나가라는 것밖에 더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 전 의원은 "문제는 총리, 유력한 대선주자, 당 대표까지 지냈던 분이 (창당이라는) 그런 선택을 할 때는 (만류하며) 설득하는 노력이 좀 먼저 있어야 된다"고 주문했다. 또 "문제 제기가 뭔지, 그 문제 제기가 옳다면 수용해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이 잘못했다, 그만하라고 말하는 게 과연 같은 당 유력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의원은 "너무 배제 지향적인 것 같고 싫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채널A에 출연해 초선 의원들이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호소문을 올리며 의원 서명을 받는 데 대해 "그쪽 동네의 오래된 정치 습관"이라며 "조롱하고 모욕하고 압박하고 억압하고 그런 방식으로 해결해온 버릇 때문에 그런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와의 회동에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은 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