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서 '개인정보 공개' 운영자, 무죄 이유는?

장기현

| 2019-02-08 11:21:38

운영규칙 위반자 탈퇴 요구 불응하자 이름 등 공개
검찰 약식기소…법원 "규칙 묵시적 동의…정당행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탈퇴 요구에 불응한 회원의 사진과 실명 등 개인정보를 공개한 운영자가 약식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 3단독 엄상문 부장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7·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  춘천지방법원 [홈페이지 캡처]

 

홍보 행사의 프리랜서 도우미와 매니저 수백 명이 대화하는 카톡 단톡방을 운영하는 A씨는 2017년 10월 말께 B씨에게 단체채팅방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전시, 의전, 프로모션 등 행사에서 B씨가 물의를 일으켰다는 제보를 받은 데 따른 조치였다.

2015년부터 운영된 이 단톡방은 A씨를 비롯해 5인의 운영진이 불량 에이전시와 불량 도우미 제보 공유 등의 일을 담당했다.

운영진은 '행사를 펑크내거나 불량 도우미, 복장 불량, 이중 행사 지원, 상식 이하의 행동 시 이유 불문 탈퇴이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개인정보를 단톡방에 공개하는 것이 규칙'이라는 내용의 공지글을 단톡방에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B씨는 A씨의 요구에 불응한 채 탈퇴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B씨의 실명과 예명, 휴대전화번호, B씨의 사진 등 개인정보를 단톡방에 올려 다른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B씨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A씨는 검찰에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운영진이 단톡방 규칙을 만든 것은 수백 명이 가입한 이 사건 채팅방의 질서 유지와 공동의 이익 추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B씨도 채팅방의 규칙을 알고 이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채 채팅방 활동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인 B씨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은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이는 만큼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개인정보 공개 행위는 정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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