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국회 접수…친명 "찬성의원, 정치생명 끊을 것"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9-19 11:35:19
20일 본회의 보고·21일 표결 유력…부결론 득세
친명 “찬성 의원 색출"…개딸, 40명 '부결' 인증
비명 "가결해야"…韓총리 해임건의안 표결 병행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9일 국회에 접수됐다.
검찰이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7개월 만이다.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두차례 접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배임)과 제3자 뇌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 중인 미국 뉴욕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가했다. 이어 법무부가 체포동의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헌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할 수 없다. 국회는 체포동의안을 접수하면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21일 오후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지난 18일 국회에 제출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한 표결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안건 모두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 단식으로 '동정론'이 번지면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단식 중 입원하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강경론이 득세하는 흐름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과 친명계는 '부결 압박'을 노골적으로 강화하는 모양새다. 비명계는 체포동의안 부결시 '방탄의 지옥'에 빠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가결 찬성'을 공개적으로 외치는데 부담을 크게 느끼는 눈치다.
개딸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과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등을 보면 이 대표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문자를 보낸 뒤 답변을 받아 인증글을 올리고 있다.
부결을 표명한 의원을 취합해 명단을 공개하는 별도의 사이트까지 개설됐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30여명의 의원이 페이스북이나 방송, 지지자와의 문자 메시지 대화 등을 통해 부결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문자를 보냈는데도 답장하지 않은 '무응답' 의원들까지 명단을 만들어 부결을 강권하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되지만 사실상 공개 투표를 강압하고 있는 셈이다. 개딸들은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부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의원 몇몇은 “부결 찍겠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릴레이 인증을 벌여 개딸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범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일방적이고 가혹한, 사법살인에 가까운 수사에 대해 우리가 순종할 의무가 없다"며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검사들의 무도한 수사에 민주당이 순종하고 맹종한다는 판단을 국민들에게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민형배 의원도 각각 BBS, CBS 라디오에서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 "부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일각에선 “가결표 던지는 의원 색출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원외 친명 인사인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야권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이번에 가결표 던지는 의원들은 끝까지 추적, 색출해 당원들이 그들의 정치적 생명을 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일정 담당을 했던 측근이다.
그는 “당 대표께서 목숨을 건 투쟁 중이고 윤석열 정부가 검사 독재 정권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무조건 부결해야 하고, 압도적 다수라면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명계는 이 대표가 '가결'을 스스로 요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응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가결해달라'고 하는 게 제일 낫다"며 "그러면 가결돼도 반란표가 아니다.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의 공개 목소리는 작으나 체포동의안 표결이 임박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한 총리 해임 건의안의 경우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만큼 당론으로 가결 투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가결과 부결을 놓고 당내 견해차가 극명한 만큼 가결이건 부결이건 당론을 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문제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 가결 또는 부결을) 당론으로 모으는 건 관행에 맞지않고 그 자체로 당내 불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표결 기권 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본회의가 열릴 수 밖에 없어 표결을 영원히 피할 수 없다"며 "당이나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적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표결 불참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 의원은 "표결 참석하는 걸로 하면 가결이 될 거고 표결에 불참하면 (가결과 부결 표가) 비슷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표결 불참을 선택해 비명계가 찬성표를 던지지 못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게 하 의원의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해선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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