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의료 대란 경고에도 따로노는 용산·친한계…野는 불구경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9-03 15:05:13

장동혁 "응급실 매우 심각"…안철수 "용산 고위직들, 가봐라"
한덕수 "전공의들 가장 잘못된 행동"…용산 "일희일비 안해"
박성민 "尹, 상황인식 안바꾸면 지지율 더 추락…韓 인정부터"
민주 진성준 "복지부 장차관 경질하고 국회 대책기구 만들자"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이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명절 기간에 응급실 내원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전국 병원의 '의료 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응급실은 '응급상태'란 말이 나온다. 전공의 대거 이탈과 전문의 잇단 사직 등으로 정상 가동이 힘든 탓이다. 그런 만큼 추석을 앞두고 국민, 특히 환자와 가족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인 집권세력은 무책임한 모습이다.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현장의 경고에도 따로 놀고 있어서다. 응급실 실태 등에 대한 상황 인식부터 차이를 보이는 게 문제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친한계 핵심 장동혁 최고위원은 3일 "국민들과 의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는 걸 이제는 다 알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우리 가족 중 누구라도 응급실에 가는 상황이 되면 어떡하냐는 불안과 우려를 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안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런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한동훈 대표는 전날 대형 병원 응급실 현장을 찾아 의료 공백 사태를 점검했다. 한 대표는 최근 여당 의원, 장·차관, 당 소속 지자체장들도 전국의 응급의료 현장 점검에 동참하는 방안을 당 지도부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의료 현장 행보'는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각한 의정갈등에도 마이웨이를 고수 중인 윤 대통령에 맞서 한 대표는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하며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비상 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기자회견 당일 "저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비윤계도 대통령실에 비판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 고위급들이 응급실에 반나절이라도 상주하시면서 실제 상황을 파악하신다면 얼마나 위중한 위기인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냥 가서 '문이 열렸구나'하고 돌아가시면 그게 현상 파악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현실과 거리가 있는 상황 인식에서 빨리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컨설턴트인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국회는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고 당은 본인하고 큰 갈등을 빚고 있는 한동훈 대표가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대통령은 아직 안 받아들이거나 못 받아들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당 주변이 현실 인식을 정확히 하는 게 핵심"이라며 "일단 상황 인식에 대한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은 그러나 시각이나 정책을 바꿀 가능성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의료 시스템 붕괴를 문제 삼은 야당 의원 질의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은 중증 환자와 난치병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가장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의료 공백 책임을 의사들에게 떠넘기는 발언이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전날 추석 의료 대란 우려에 대해 "정부는 범정부적으로 응급실 비상 진료체제를 구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소방청 등 관련 부처가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할 때까지 응급실 현황과 관련해 일일 브리핑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료공백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며 당정 갈등을 부채질했다. 강건너 불구경하는 분위기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사태를 키운 보건복지부 장관 및 차관,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모두 책임을 물어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면서다.


그는 "한 대표 중재안도 (대통령실에게) 단칼에 거부를 당했다"며 "한 대표는 이제라도 국회 대책기구를 만들자는 민주당의 제안에 화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야가 함께 정부의 사과를 끌어내고 전공의를 복귀시킬 방안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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