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쪽집게 정보? 연예인 부동산 투기의혹 출처도 궁금
홍종선
| 2019-01-09 11:06:29
가수 아이유가 부동산 투기설로 홍역을 앓았다. 부동산 투기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고, 결국 아이유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지난 7일 한 매체는 부동산 관계자의 말을 빌어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사업으로 인한 수혜자 명단을 공개했다. 7명의 개인과 1개 기업이 포함됐다. 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로, 3개 노선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매체는 "아이유가 허진수 GS칼텍스·GS에너지 의장과 육현표 에스원 사장 등과 함께 '횡재를 본 부동산 보유자' 리스트에 올랐다"면서 "아이유가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에 46억원 상당의 건물과 토지를 매입했다. 아이유가 매입한 해당 건물 및 토지의 시세는 23억원 상승한 69억원"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허허벌판 논밭에 비닐하우스가 있는 사진 등 과천 개발지역 사진을 공유하며 '부동한 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그가 "토지 상승세를 노리고 빈 사무실을 임대, 마치 사용하고 있는 척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웠다.
심지어 한 누리꾼은 '아이유의 과천 투기를 조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글쓴이는 "아이유가 경기도 과천 땅을 매입한 것은 2018년 1월이고 정부가 GTX 과천 노선을 확정한 것은 2018년 12월이다. 어떻게 확정 노선을 알고 금싸라기 땅을 샀는지 조사해 달라. 정책 진행 과정에서 정보 유출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아이유 소속사 카카오엠 측은 즉각 "해당 건물은 현재 아이유 어머니의 사무실, 아티스트 작업실, 후배 뮤지션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3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는 일각의 주장 또한 불확실한 정보이며 "(해당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짧은 시간 내 아이유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실력파 가수에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로 이름을 떨치며 오랜 시간 선행을 펼쳐왔던 그인 만큼 '부동산 투기'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아이유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정치권도 들썩였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의 부동산 투기설을 언급하며 "가수 아이유가 비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를 했는지에 대해 수사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2018년 9월 과천지역 신도시 정보를 유출하고 다닌 건 민주당 신창현 의원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이 위원은 "청와대 청원에 (이런 이유 때문에) 청와대는 답 못한다. 아니 안 할 것이다. 그냥 허허허 웃으면서 20만명이 안 됐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논란이 논란을 키우자 아이유 소속사 카카오엠 측은 아이유가 구입한 건물의 내부 사진까지 공개하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아이유가 구입한 건물은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의 한 전원주택 단지 내에 위치한 3층 규모의 사무실로, 서울 방배동 본가와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건물이라고. GTX의 수혜지라며 퍼날라진 사진 속 위치도 아니며, 아이유 어머니의 액세서리 사무실과 창고, 아이유의 개인 작업실 등으로 실제 사용되고 있다며 '빈 건물' 논란을 지우고자 했다.
카카오엠 측은 "애초에 그 지역은 거래 자체가 되는 지역이 아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떠도는 부지 사진이나 '아이유가 부동산을 구입하고 나자마자 그린벨트 지역이 해제됐다'는 이야기도 전부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건물에 대한 매매 계획이 없으므로 투기 관련 루머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고, 여론 또한 갈리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가인데 그건 쏙 빠졌군"(아이디 kkhn****), "건물 내부 공개가 투기랑 뭔 상관? 당연히 연습실 용도로 샀겠지. 정보 못 받았으면 수십억 주고 저런데 구입하겠나"(아이디 emem****), "사람 속은 아무도 모르는 건데 무조건적으로 편드는 것도 욕하는 것도 이상하다. 투기 의심은 그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빠져나갔기 때문인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아이디 coco****)이라며 아직 아이유 부동산 투기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여전히 존재하는가 하면.
"23억 시세차익 사실 무근. 지금 시세에 마이너스라고 부동산에서 확인도 해 줬고 그린벨트 안 풀린 것도 확인해 줬고 이미 소문 자체가 허위인 게 확인됐는데 뭔 소릴 하는 거지? 눈도 감고 귀도 막고 할 말을 잃게 하네"(아이디 itzk****), "그린벨트 안 풀렸다는데 자꾸 그린벨트 운운하네"(아이디 alsg****), "투기니 뭐니 기다렸다는 듯 온갖 악플을 달고. 조금만 지켜보니 이렇게 의혹이 풀리는데 그새를 못 참네요. 이번엔 정말 선처 없이 처벌 받았으면"(아이디 dmop****) 등과 같이 아이유 측의 반박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많아졌다.
부동산 관계자들도 대부분 해당 건물을 평당 2200만원을 주고 거래한 것에 대해 "같은 지역 비슷한 규모의 다른 부동산과 큰 차이가 없으며, 앞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투기를 목적으로 했다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렸을 텐데 지금 이곳은 연예인이 투기할 정도로 차익이 나는 지역이라 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상승세도 정확히 '몇 억이다, 몇십 억이다'라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아이유 측 해명에 힘을 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론은 아이유 측으로 기울고 있다. 되레 이번 사건으로 아이유가 그간 후배들에게 연습실로 제공해 줘 최예은, 제휘, 민서 등 후배들의 음악 활동에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기존의 기부 선행에 새로운 미담이 보태졌다. 또 소속사가 공개한 건물 내부 사진에서 팬들이 보내 준 선물들을 함부로 하지 않고 소중히 모아놓고 있던 것이 드러나 팬들을 감동케 만들기도 했다.
호전된 여론 속에, 그러나 아직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의심의 눈초리 속에 결국은 아이유가 나섰다.
8일 아이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3억 차익, 투기를 목적으로 한 부당한 정보 획득,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논란을 최종 진화했다.
그는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값지고 소중한 저의 커리어를 걸고 이에 조금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한다"며 "오래오래 머무르며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해 결정한 자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가 부당 정보를 얻어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투기를 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명백한 근거를 보여달라. 본인의 의심이 한 사람의 가치관과 행동을 완전히 부정해 버릴 만큼의 확신이라면 타당히 비판하기 위해 그 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초해지거나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꼭 사과 받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어제 공개한 대로 해당 건물에는 저 뿐 아닌 많은 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취재진들께서는 그분들과 동네 주민 분들의 사생활은 부디 존중해 주실 부탁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엠은 아이유와 관련한 투기 루머, 악의성 게시글 등을 취합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기자로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다.
하나는 왜 다수의 GTX 수혜자 가운데 유독 연예인만 집중 비판을 받는가. 기업이나 기업인의 자금 출처와 구입 과정은 언제나 투명한가. 연예인 정도로는 자생적으로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없고 기업인은 정당하게 가능한가. 혹시나 우리 마음에 기업인에 대해선 막연한 존의, 연예인에 대해선 습관적 하시가 있지 않은가.
다른 하나는 연초부터 줄줄이 터지거나 인구에 회자되는 남녀 배우, 방송인, 걸그룹 출신 가수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의 출처는 어디일까. 아이유 소유 과천동 부동산의 현 시가가 69억원이라는 근거도 모호하지만 그런 정보의 출처는 명확할까.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제보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슨 의도로 오는 걸까.
그 말단은 눈에 보이고 손끝에 닿는데 본체는 보이지 않는 것만큼 두려운 상황이 또 있을까. 뉴스와 가짜뉴스가 뒤섞인 세상에서 진실은 무엇일까. 기자들이 환경파수꾼의 촉을 세워야 할 때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