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경로당'까지 챙기는 尹…민생 강화냐 총선용이냐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4-01-16 15:51:46

"연탄 3장으로 버티는 경로당 가슴 아파…미등록 전수조사"
민생토론회 주재…금투세·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등 정책 내놔
정부여당 지원…이자경감에 전기료 인상 유예, 설 통행료 면제
野 "총선 격전지 돌며 사전 선거운동 바쁜 尹...관권선거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각종 메시지와 주문을 쏟아냈다. 북한에 대한 경고와 국방·안보 분야 가이드라인 뿐 아니라 경로당·보조금 등과 관련한 민생·과세에 대한 깨알 지시 등 가짓수가 많았다.

 

윤 대통령은 최근 서민과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민생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이 먹고 사는 문제를 챙기려는 건 박수받을 일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야권에선 4·10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얻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마구 던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 조짐이 보인다"는 일각의 우려도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얼마 전 연탄 세장으로 버티는 미등록 경로당 관련 기사를 보고 참 가슴이 아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자체가 협력해 미등록 경로당을 조속히 전수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로당 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적 약자를 찾아내 더 두텁게 보호하는 게 '약자복지'의 핵심"이라고 못 박았다.

 

'그림자 경로당'으로 불리는 미등록 경로당은 경로당 등록 기준에 못 미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민간의 소액 후원에 기대 운영되는 대표적 복지사각지대다. 


윤 대통령은 또 "자유로운 경제 의지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부담금은 과감하게 없애나가야 한다"며 "기획재정부는 현행 91개의 부담금을 전면 개편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회를 향해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 등 민생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현장에는 애타게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법안들이 많이 잠자고 있다"며 "당장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현장의 영세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도 더는 지체할 수 없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도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북한에 대한 직접 비판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전날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도록 교육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즉각 반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데 대해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은 새해 들어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병 사격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으로 무력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는데 대해 강경 원칙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다. '전쟁이냐 평화냐'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경기 용인(4일), 고양(10일), 수원(14일) 현장에서 민생토론회를 진행하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파장이 큰 정책들을 제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정부와 여당은 세제 혜택과 신용 대사면, 대출이자 경감 등의 지원책을 공개했다. 야당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포퓰리즘'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대체공휴일을 포함한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KTX·SRT 역귀성 할인 등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전날엔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린 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제2금융권 이자를 덜어주는 방안이 나왔다. 대상자는 약 40만 명이고 오는 3월부터 최대 150만 원 수준의 이자가 경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1일엔 민·당·정 정책협의회가 서민과 소상공인의 대출 연체기록을 삭제하는 이른바 '신용사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면 규모는 최대 290만 명에 달해 역대 최대로 평가된다.

 

당정은 지난해 유예됐던 취약계층 365만 호의 전기요금 인상 시기가 돌아옴에 따라 전기료 인상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생용 지원책은 총선용 논란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그간 강조해 온 재정건전성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사면 등의 조치는 도덕적 해이를 부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연초부터 민생토론회를 핑계로 수도권의 여당 약세 지역을 돌아다니며 여당의 총선을 지원하고 있다"며 "총선 격전지를 돌며 사전 선거운동에 바쁜 윤 대통령, 대놓고 관권 선거하느냐"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지난 4일에는 용인, 10일에는 고양을 방문하더니 어제는 수원을 방문하는 등 방문한 지역마다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며 여론을 뒤집어 보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민주화 이후에 이렇게 대놓고 관권선거를 획책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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