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멈춘 무안 참사…'탄핵 스케줄'에 변수되나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30 15:53:39

'사고 수습 우선' 여론 확산…1인4역 崔대행 고군분투
이재명 "사고 수습 무엇보다 중요…모든 것 다 하겠다"
박지원, 崔탄핵론에 "옳지 않아…지도부 그런 일 안 해"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 관건…野, 탄핵 타이밍 고심할 듯

179명 목숨을 앗아간 무안공항 참사로 여야 정쟁이 중단됐다. 정치권은 사고 이튿날인 30일에도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주력했다. 내달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에는 공방성 언행은 삼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를 열어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정식 임명한다. 권 위원장은 취임 후 곧바로 무안공항 사고 희생자 분향소 방문을 찾는다.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첫 일정이다. 그만큼 사안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미 전날 무안공항으로 내려가 유가족을 위로했다. 또 당 지도부는 전남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며 "우리 당은 항공참사대위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 운영위는 이날 예정했던 전체회의를 미뤘다. 두 상임위는 정쟁의 최전선이다.

 

'정쟁 자제 공감대'가 형성되면 민주당의 '탄핵 드라이브'도 당분간 소강 상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비정상적'인 정부를 거야가 더 몰아세운다면 역풍을 자초할 수 있어서다.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사실상 대통령·총리·행정안전부 장관 부재로 제 역량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인 4역'을 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마련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조문록에는 '안타깝게 돌아가신 179분을 기억하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 카드'로 흔든다면 국정 마비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줄탄핵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고 수습 표류 등 무안 참사 대응과 맞물려 국정 공백에 대한 책임론이 민주당을 향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공석인 국회몫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탄핵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내란·김건희 특검법'을 공표하라는 요구도 탄핵 조건이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 위기에서 컨트롤타워에 대한 탄핵 압박이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신중론이 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하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스케줄에 변수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까지 일각에서 엿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국가애도기간 후 (최 권한대행)탄핵을 갈 수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가애도기간이 아니더라도 옳지 않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야권 의원들이 개인 의견을 얘기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책임 있는 민주당 지도부나 중진들은 그러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우리는 또 다른 막다른 위기로 우리나라를 혼란으로 빠뜨리는 것보다 해결할 수 있는 그러한 길로 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도부에선 최 권한대행을 '배려'하는 듯한 발언이 잇달았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KBS라디오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시한을 당장 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 대응 방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따박따박 탄핵하겠다"는 김민석 최고위원 경고에 비해 훨씬 누그러진 입장으로 비친다. 

 

최 권한대행은 쌍특검법 처리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데드라인인 내년 1월1일까지 재의요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이 막판까지 숙고한 뒤 이례적으로 1월1일 휴일에 국무회의를 소집해 결단을 내리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최 권한대행은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그간 반대해온 위헌적 요소 등이 쌍특검법에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많은 분이 말씀하고 계신다"고 했다. 임명 불가 의중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 권한대행이 쌍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즉각 탄핵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사고 수습을 위해 모든 걸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최상목 탄핵'은 배치되는 선택으로 여겨질 수 있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전날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좀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까지 미룰 경우 민주당은 탄핵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헌법재판소를 '9인 체제'로 만드는 게 최대 급선무다. 이 대표로선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첩경이다.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은 1차적으로 막아야할 일이다. 관건은 탄핵 타이밍이다. 참사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탄핵 부담이 줄어드는 시기 선택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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