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온병행?…이재용 만나 중도 공략 vs 崔대행 탄핵 추진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3-20 15:33:49
기업·청년 챙기며 우클릭 재개…이재용 "청년에 투자"
'崔대행 몸조심' 발언 후폭풍…당내 지적에다 與 반격
지지층 겨냥 崔탄핵 강행…"절차 개시, 시기는 논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만났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찾아 이 회장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것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청년 취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SSAFY는 삼성과 고용노동부가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삼성이 교육 비용을 부담하고 교육생 전원에게 매달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기업과 청년을 챙기며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시 중단했던 우클릭 행보를 재개하며 온건 노선을 재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강경 노선으로 회귀했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민주당 대응은 한층 격화했다. 단식·삭발과 천막농성을 통한 장외투쟁이 이어졌다.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여론전으로 헌재의 탄핵 인용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다 '몸조심' 발언 파문이 터졌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말미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 대행은 직무 유기 현행범이다. 경찰이든 국민이든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다.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여권은 격분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가 최 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문제를 따지다 너무 나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헌재 선고가 늦어지는 데 따른 초조함 때문이라는 해석이 적잖다.
이 대표로선 국면 전환이 필요한 처지다. 비록 예정된 일정이지만 이 회장과의 만남은 타이밍이 절묘했다. 이 대표는 삼성을 위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과실을 누리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국민에게 희망을 만드는 일인데, 우리가 살아온 시대와 달리 청년이 기회를 찾기 어렵다"며 "청년들이 기회를 찾는 길에 삼성이 역량을 쏟아주신 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의 미래를 위해 단순히 사회공헌을 떠나 미래에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SSAFY)를 끌고 왔다"고 자평했다.
두 사람은 청년 교육이 이뤄지는 강의실을 직접 찾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 재계는 주52시간 예외 조항의 반도체 특별법, 상법 개정안 등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관련 대화는 없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몸조심 발언의 후폭풍은 이틀째 거셌다. 이 대표의 거친 '입'은 강성·핵심 지지층에겐 사이다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무당층에겐 거부·불안감을 주는 요인이다. '이재명 포비아'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당내에서도 충고가 잇따랐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최 대행이 헌재 선언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 대표가 대신한 게 아닌가"면서도 "썩 듣기 좋은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 요구 사항을 좀 과격하게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전날 밤 YTN라디오에서 "최 대행에게 몸조심하라고 한 것만큼 제1야당의 대표이기도 하고 또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이기 때문에 같은 말도 조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쥐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가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 동원령까지 내렸는데, 이야말로 내란 선동, 테러 조장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만약 누군가 이 대표 선동을 따르다 불상사라도 발생하면 정치적, 법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몸조심' 발언의 여파가 만만치 않아 민주당이 별러왔던 최 대행 탄핵 추진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최 대행 탄핵에 대한 강경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선 끝에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이날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내주로 선고를 미룬 헌재와 지지층을 겨냥한 강공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표가 강온전략을 병행하려는 모양새다.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박찬대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 탄핵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탄핵 추진) 절차와 시기는 조금 더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안을 의결하려면 우 의장이 이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치는 절차가 필요하다. 박 원내대표는 "위헌 상태가 계속돼 최 대행의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장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탄핵의 현실화 여부는 지켜봐야한다. 정 의원은 "민주당에 유리할 것도 없고 국민이 원하는 건 신속한 탄핵 국면의 종결, 경제 민생 불안정성 제거"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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