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 선언 없는 尹·이재명…탄핵이든 기각이든 대결 2라운드 예고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4-03 15:32:26
기각시 李, 재탄핵 추진·끝장투쟁…서로 '불복정서' 기대
KPI뉴스·리서치뷰…생각과 다른 탄핵심판 불수용 56.2%
尹, 선고일 불출석 "질서유지 고려"…여야 승복선언 공방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4일 오전 11시 선고된다. 헌법재판소는 3일 막바지 세부 조율에 매진했다. 이날 오전, 오후 재판관 평의를 열고 선고 절차와 결정문 문구 등을 다듬었다.
헌재 선고가 나오면 '12·3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122일 만이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부터는 111일 만이다.
지난 넉달 가량 국민은 탄핵 찬성(찬탄)과 반대(반탄)로 갈려 극심한 대결상을 보였다. 갈등은 깊어졌고 국론은 분열됐다.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하다.
4일은 사회 통합을 위한 새출발의 전환점이 돼야한다. 그러려면 어떤 결론이 나오든 승복하는 게 필수적이다.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우선이다. 거야 수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직까지 둘 다 승복 선언이 없다. 이 대표는 전날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승복 선언 건의를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정치권에선 승복 선언 부재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결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각하되든 두 사람이 정국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윤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사저로 옮겨 자연인 삶을 살아야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선선히 헌재 결정을 수용하고 대선때까지 잠자코 있을 것으로 보는 국민은 별로 없다. 윤 대통령은 헌재 변론 과정에서 시종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고 지지층을 결속하는 메시지를 수시로 냈다.
KPI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30, 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헌재 결정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56.2%로 나타났다. '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응답자는 34.4%에 그쳤다.
불복 여론이 과반에 달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 반발을 등에 업고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윤계 주자를 지원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여권 한 인사는 "당심과 민심이 반반씩 반영되는 경선에서 '윤심'이 작용하면 친윤계가 선출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로는 이 대표가 유력하니 대리전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경선 영향력 행사 여부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나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YTN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은 탄핵 반대파의 에너지를 경선 때 활용해야 한다"며 "승복한다면 에너지를 계속 활용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천 대행은 "윤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밀어 본선 후보로 만들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와도 승복할 수 없다"고 했다.
탄핵 기각시엔 정국은 시계제로 상태가 된다. 직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정면충돌이 불보듯 뻔하다.
찬탄 세력이 윤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며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재탄핵을 추진하며 정권 반대 투쟁의 동력을 결집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12·3 친위 군사쿠데타 계획에는 5000∼1만명의 국민을 학살하려던 계획이 들어있다"며 "자신의 안위와 하잘것없는 명예, 권력을 위해 수천, 수만 개의 우주를 말살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승복 선언을 하기 어려운데는 '피해자 승복은 어불성설'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계엄·내란 사태를 주도한 '가해자'가 승복을 선언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이 대표 역시 핵심 지지층과 함께 가야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지지층은 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대표가 이들의 승복을 권유한다면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다.
당내에선 원내 지도부인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 중진인 박홍근 의원 등이 '기각 불복론'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승복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헌재의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 없다며 사실상 불복을 선언하고 대중 봉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승복하라고 묻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선고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ARS 전화 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2%다. 자세한 내용은 KPI뉴스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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