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VVIP) 고객 확보한 MD들, 월 1억까지 수입 올려"

황정원

| 2019-03-25 10:18:12

세태 고발 소설 <메이드 인 강남> 저자 주원규 작가 인터뷰

'버닝썬 사태'의 주 무대인 강남클럽이 각종 사회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강남 클럽을 소재로 한 소설 <메이드 인 강남>(네오픽션, 188p)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클럽의 성매매, 마약 보급, 경찰 유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저자이자 목사이기도 한 주원규(44) 작가는 자신이 지원하던 가출청소년들이 향하는 곳이 강남 클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16년 한 강남 클럽에서 6개월 동안 주류 배달원과 '콜카(성매매 여성을 이동시켜주는 차량)' 기사로 일하며 현장을 취재했다. "강남 클럽 문화와 실태를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이를 공론화하고자 책을 썼다"는 주 작가를 만나 강남클럽 실상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3월 20일 〈메이드 인 강남〉의 저자 주원규 작가가 〈UPI뉴스〉


가출청소년들이 클럽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던가?

클럽에서 일반 여성 고객으로 위장해 남성들과 부킹을 한다. 이후 만남이 성사되면 속칭 '2차'를 다녀온 뒤 돈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공카', '대포카'라 불리는 위장 주민등록증을 사용한다. 강남 클럽 안에서도 특별히 취급되는 VVIP 고객 네트워크가 있는데 가출청소년들이 이들을 위한 이벤트에 동원되기도 한다. 아동 성매매로 의심될 만한 사례도 있었다. 클럽 안에는 가출청소년들을 데려오는 '스카우터'라 불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엠디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가.

클럽 안에서 남녀 간의 즉석만남이나 파티 플래닝 등을 주선해주는 사람들이 엠디(MD·머천다이저)다. 같은 엠디라도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고수익을 올리는 상위급 엠디들은 보통 월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를 번다. 매우 소수지만, 초특급(V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나 마약을 알선하는 속칭 '포주 엠디'들은 적게는 월 5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다.

클럽과 경찰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목격한 바에 따르면 마약 단속이 있을 경우 한두 시간 전에 이미 정보를 공유해 문제가 될 만한 부분들을 사전에 정리하곤 했다. 클럽 내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 미수로 신고가 들어갔을 때 경찰이 직접 클럽 안으로 들어와 피해자 진술을 받는다든지, CCTV를 확인하는 작업 없이 밖에서 관계자와 얘기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유착이 의심되는 몇몇 경찰들은 클럽에서 단순한 여흥 이상을 즐기고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경찰 이외에 다른 공무원의 유착 정황도 있나.

클럽들은 대부분 일반소매업으로 등록을 한다. 무허가인 경우가 많다. 이를 암묵적으로 비호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세무 편의나 단속 회피를 위해 클럽 관계자들이 의도적으로 공무원과 친분을 쌓으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클럽에 외국인 엠디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이나 일본의 부호라든지 고액연봉자들, 아니면 연예계 종사자들까지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곧바로 통역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전에 일하던 클럽에서 일본 여성 엠디가 영입됐는데 야쿠자 출신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클럽 관계자들이 이러한 어둠의 경로를 통한 인맥을 은근히 과시했던 기억이 난다. 

 

▲ 지난 3월 20일〈메이드 인 강남〉의 저자 주원규 작가가 〈UPI뉴스〉


강남 클럽들이 탈법의 온상으로 지탄받고 있다. 다른 지역은 어떤가.

홍대와 이태원도 GHB(물뽕)로 표현되는 마약의 유통이 강남만큼은 아니지만 성행하고 있다고 본다. 홍대의 경우도 문제가 될 만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지만 일회성이고 우발적이다. 반면 강남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구조적이다.

강남 클럽들은 겉으로는 경쟁하지만, 이면에선 공생한다. 고객을 유치할 때 하루 매출을 놓고 클럽 직원 간 견제도 심하다 하지만 2차 성매매로 넘어갈 때 서로 고객을 교환할 정도로 협력한다. 내가 목격한 카카오톡 대화 중에는 약이 떨어졌으니 보내 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강남 클럽에 유명연예인들이 연루되는 배경이 무엇인가.

일정한 지분을 주고 연예인을 데려오면 클럽 이미지가 좋아지고 나아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한류에 열광하는 해외 고객들 유치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연예인들은 또 세금 스트레스가 많다. 세금 덜 내고 검은돈 쉽게 만질 수 있는 구조가 아이돌들에게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상위 0.1퍼센트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술/여자/마약)'가 문제가 될 때 ‘특별관리 사건’으로 처리한다는 얘기가 책에 나온다. 무슨 뜻인가?

아무리 은밀하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밖으로 새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경찰 초동수사에서 불기소 의견이나 검찰로 넘어가도 기소유예를 받아 낼 수 있도록 수완을 발휘한다. 대개 실체를 알기 힘든 대포명함을 쓴다. 그마저도 수시로 바뀌었다. 이 변호사들이 맡아 수습하는 사건들을 '특별관리사건'이라고 부른다.

버닝썬 사태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연예인 몰카 등 선정적인 부분만 부각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 같나?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흐지부지 끝났다. 이번 일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분노한다는 점에서 희망을 느낀다. 이번 사건이 일부 연예인들의 탈선이나 해프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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