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韓총리 탄핵 기각…5명 기각·2명 각하·1명 인용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3-24 10:54:58

"헌법재판관 미임명 헌법 위반이지만 파면 사유 아냐"
"계엄 때 적극적 행위 없었다"…'비상계엄 공모' 불인정
"의결정족수 과반찬성 적법"…韓 87일만에 업무복귀
與 "이재명 석고대죄해야"…野 "헌법재판관 임명하라"

헌법재판소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한 총리는 즉시 업무에 복귀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다. 탄핵소추 87일 만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기각을 결정했다. 헌법재판관 8인 중 5인(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이 기각, 2인(정형식·조한창)이 각하, 1인(정계선)이 인용 의견을 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심판이 기각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기각 입장인 5인 중 4인은 한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이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한 총리의 법위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기각 5인 중 1인(김복형)은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도 '즉시 임명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위헌·위법이 아니라고 봤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27일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한 총리도 탄핵 심판에 넘겼다. 

 

한 총리 탄핵 사유는 △윤 대통령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임명 거부 △내란 상설 특검 임명 회피 △김건희 특검법 거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시도 다섯 가지다.

 

재판관 다수는 국회의 탄핵소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기각 5인과 정계선 재판관은 "피청구인(한 총리)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기각 5인은 내란 상설 특검 임명 회피, 김건희 특검법 거부, 한 전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시도 등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헌재는 또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하려면 대통령 기준(200석) 의결 정족수가 적용돼야 하는데 총리 기준(151석)이 적용됐으므로 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한 총리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탄핵소추는 본래의 신분상 지위에 따른 의결정족수를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적시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령상으로 대행자에게 미리 예정된 기능과 과업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로써 '권한대행'이라는 지위가 새로이 창설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의결 정족수를 대통령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는 대통령만큼이나 신중하게 행사되도록 해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계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한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는 인용 의견을 냈다. 그는 한 총리가 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과 이른바 '내란 특검'의 후보자 추천을 제때 의뢰하지 않는 것은 특검법·헌법·국가공무원법 등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계엄 사태와 관련해 형사 재판, 탄핵소추 등에 넘겨진 고위 공직자 중 사법기관으로부터 본안 판단을 받은 것은 이날 한 총리가 처음이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헌재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좌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우리의 젊은 미래 세대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결정으로 헌재에서 기각된 국회의 탄핵소추안 사례는 9건으로 늘었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전 9패다.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며 민주당의 탄핵 남발을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이 대표는 뻔히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오로지 정략적 목적을 위한 졸속 탄핵으로 87일이나 국정을 마비시킨 데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총리 탄핵 기각을 국민들이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가 한 총리의 탄핵을 기각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헌재는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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