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전 대법관 검찰 출석…"국민께 심려 끼쳐 송구"
김이현
| 2018-11-23 10:08:33
"사법부 신뢰 하루 빨리 회복하길 바랄 뿐"
사법행정권을 남용하고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고영한(63) 전 대법관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공개 출석했다.
고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법원행정처의 행위로 인해 사법부를 사랑하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는 후배 법관을 포함해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하다"면서 "사법부가 하루 빨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법농단 의혹에 후배 법관과 법원행정처장 중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조사실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한 뒤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 처장으로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상급자인 그는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6년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줬다는 의혹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을 정지한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고용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였는데, 당시 주심은 고 전 대법관이었다.
이 밖에도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사건 부당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자료 수집 △'정운호 게이트' 수사기밀 유출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 반대 판사 부당사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이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3명 모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첫 법원행정처장인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 조사했고, 지난 19일에는 박 전 대법관을 공개 소환한 바 있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 조사를 마친 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소환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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