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韓대행 탄핵절차 바로 개시할 것"…韓 "여야 협상해야"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24 11:05:20

박찬대 "내란 잔불 진압…특검법 미공포 뜻 분명히 해"
"총리 탄핵은 재적 과반수로 가능"…오후 의총서 확정할듯
권한대행 탄핵은 헌정사상 처음…與 "겁박정치 극에 달해"
韓대행 "여야, 특검법·헌법재판관 타협안 협상 시작해야"

더불어민주당이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다. 한 권한대행이 말을 듣지 않자 경고한대로 '응징의 칼'을 뽑아든 것이다. 

 

민주당은 한 대행에게 이날까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압박해왔다. 한 대행은 공포하지 않고 여야 협상을 주문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런 만큼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을 둘러싼 논란이 일례다. '대행의 대행체제'에 따른 국정 혼란도 불가피하다. 민주당이 역풍 우려에도 탄핵 카드를 강행하는 건 정국 주도권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을 위한 유리한 고지 선점이 목적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를 바로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다. "시간을 지연해 내란을 지속시키겠다는 것 외에 해석할 길이 없다"는 게 박 원내대표 판단이다.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 찬성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한 총리 탄핵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돼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며 "비록 직무가 정지됐지만 윤석열의 현재 신분은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탄핵 가결 요건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300명)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 국무총리의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 과반수(151명)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170명)만으로도 국무총리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200명이 가결 요건이 되면 범야권 의원(192명)만으론 불가능하다. 여당은 200명, 야당은 151명을 주장하며 충돌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두 명의 대통령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고 한 총리는 국민이 선출하지도 않았다"며 "총리에 대한 탄핵은 일반 의결정족수, 즉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못박았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탄핵소추됐음에도 반성은커녕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짓을 반복하는 내각이라면 더 이상 존속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은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권한대행은 오직 민심만 바라보고 내란특검법을 공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처신을 분명히 하라"며 "민심을 거스르고 시간을 끌고 내란 수괴에 동조행동을 하면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 문제를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탄핵안 발의 시기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부에서는 오는 26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보고 선택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한 권한대행이 이들에 대한 임명을 미루는지를 보고 탄핵안 발의 시기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조폭과 다름없는 행태"라며 민주당을 맹공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당한 권한 행사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간섭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하는 민주당의 겁박 정치가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구나 야당은 한 권한대행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국무총리로서 탄핵하겠다고 한다"며 "탄핵하는 이유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의 직무 수행인데 탄핵 공식 사유는 국무총리로서의 직무수행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장난이 어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이 이렇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압박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더 커지기 전에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여야가 타협안을 갖고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한치 기울어짐 없이 이뤄졌다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해야 한다"고 이유에서다.


그는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사를 하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공평하다고 수긍할 수 있는 법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는 지금보다 한층 심한 불신과 증오가 자라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감히 우원식 국회의장님을 중심으로 우리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며 "그것이 제가 오랜 세월 대한민국 공직자로 일하며 몸소 보고 존경하게 된 한국 정치의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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