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 노리고 美 정부기관 사칭…신종 금융사기 유행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2026-05-15 17:07:33

美 정부기관 ITA 공식 로고·양식 도용해 신뢰도 높여
거래 상대방 계좌 정지 빌미로 이름,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 요구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정지된 계좌가 풀리지 않는다는 데 어떡하지?"

 

최근 아이돌 팬들을 상대로 미국 정부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신종 전기통신금융사기가 유행해 주의를 요한다. 

 

유 모(21·여) 씨는 지난 14일 아이돌 포토카드를 거래하던 중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해외 거래였는데 거래 상대방이 자신의 계좌가 막혔다며 유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연락해 온 것이다.

 

▲ 미국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 산하 국제무역행정(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ITA)을 사칭한 메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포토카드는 K-POP 앨범 구매 시 무작위로 동봉되는 사은품이다. 주로 아이돌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찍은 사진으로 구성된다. 팬들은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하기도 한다. 인기 멤버나 한정판은 수십만 원을 호가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된다. 

 

거래 상대방은 유 씨에게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에서 이메일이 갈 테니 거기 요구대로 따라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야 정지된 계좌가 풀린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ITA 명의로 유 씨에게 날아온 메일은 수상했다. 유 씨의 실명과 계좌번호 등 지나치게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유 씨가 인공지능(AI)에게 물어보니 "제시된 이미지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변했다. 유 씨가 "이거 사기 아니냐?"고 캐묻자 거래 상대방은 답하지 않았으며 이후 연락을 끊었다. 

 

▲ 박 씨와 거래 상대방의 대화 화면 [X(구 트위터) 캡처]

 

포토카드 거래 시장을 노린 금융사기에 유 씨만 표적이 된 것은 아니었다. 박 모(23·여) 씨도 유사한 수법에 속을 뻔했다.

 

박 씨의 거래 상대방은 해외 계좌 송금이라 입금 확인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 입금 확인이 되지 않았다. 상대방은 은행 측에 문의해 보겠다더니 송금을 위해 박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메일 주소를 요구했다.

 

박 씨가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자 ITA 명의로 이메일이 날아왔다. 역시 현재 거래 상대방 계좌를 정지지켰다며 이를 풀기 위해 박 씨의 이름, 계좌번호 등을 요구했다. 

 

중요한 개인정보라 망설여졌지만 거래 상대방이 자신의 계좌가 막혔다며 불안감을 조성하자 결국 시키는 대로 했다. 상대방을 도우려는 선의였다. 

 

박 씨가 요구에 응하자 이번엔 한국어로 작성된 이메일이 왔다. 해당 거래 등록을 위해 수수료 50만 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박 씨는 다행히 마지막 순간, 사기임을 깨달았다. 

 

돈을 요구하는 건 사기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한 박 씨는 더는 대응하지 않았다. 거래 상대방이 계속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메일 발신자가 협박까지 하자 둘 모두 차단해 버렸다. 

 

박 씨는 "잘 모르면 속을 것 같다"며 "앞으로 외국인과의 포토카드 거래는 신중히 진행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신종 금융사기에 우려를 표하며 "자신이 잘 모르는 문자나 메일은 답장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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