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 해가 밝았다…여야 사활 건 '100일 전쟁' 스타트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4-01-01 00:00:42

'여소야대' 변화 주목…패자는 주도권 상실·미래 불안
변수 다양…尹지지율·한동훈 역할, 이재명 사법리스크
공천 물갈이 폭과 이준석·이낙연 신당…선거제도 영향
잠룡 성적표 관전 포인트…"승패 따라 책임론 불가피"

선거의 해가 밝았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재편할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는 4월 10일 치러진다. 새해 첫날로 꼭 100일 남았다.

 

4·10 총선은 여야 모두 사활이 걸린 벼랑 끝 승부다. 지는 쪽은 정국 주도권을 잃고 미래가 불안해진다. 

 

절박함은 아무래도 여권이 더 크다.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와 태클에 막혀 주요 국정 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했다. [뉴시스]

 

이번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깨지 못하면 남은 집권 기간에는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지며 '식물정부'와 무기력한 여당이 야당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원내 과반 확보를 위한 여권 결의가 어느 때보다 단단해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해 중앙·지방권력을 잃었다. 이재명 대표는 각종 의혹에 따른 '사법 리스크'로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처지다. 의회 권력마저 내주면 이 대표의 앞날은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의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총선 압승으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고 정권 탈환 토대를 닦아야한다는 각오가 강하다.

 

총선 D-100인 현재 승패의 향방을 점치기는 어렵다. 판세를 좌우할 변수가 다양하다. 우선 여권에선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과 조기 등판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 꼽힌다.

 

4·10 총선은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좀체 반등하지 못하는 갑갑한 흐름이다. 여당에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윤 대통령이 40%대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야 여당이 승세를 점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 위원장 '정치력'도 관건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비정치인·789세대' 중심의 비대위를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과 다른 '파격적' 인선을 선보여 세대교체 바람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하지만 민경우 비대위원이 과거 '노인비하' 발언 논란으로 하차해 흠집도 났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대응도 한 위원장 몫이다.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어 젊은층 표심 향배가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밀었던 젊은층 표심 경쟁에서 한 위원장이 이기면 선거 전망은 밝아질 수 있다. 이 전 대표와 함께 신당에 올라탈 국민의힘 이탈자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도 한 위원장의 정치력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야권에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비명계를 포용하는 민주당 내 통합 문제가 중요 변수다. 여러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가 위증교사나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총선 전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것이 민주당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처럼 전직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이 불가피해 '원팀'의 통합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사실상 마지막 만남을 가졌으나 소득 없이 헤어졌다. 이 전 대표는 "제 갈 길을 가겠다"며 탈당과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전 대표의 결행 시기는 이번 주가 유력하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최성 전 고양시장 등 '이낙연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당내 인사가 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일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이들과 신년인사회를 갖는다. 

 

양당 발 신당이 출현하는 만큼 '제3지대 신당'의 파급력도 눈여겨볼 변수다. 이와 맞물리는 또 다른 변수는 총선 공천 물갈이다. 공천 탈락 등으로 거대 양당에서 나온 이탈자들이 제3지대 신당 세 불리기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공천과 신당이 이번 총선의 2대 변수"라고 단언했다. 장 소장은 "역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조금이라도 높은 정당이 이겼다"며 "물갈이 비율과 함께 심사의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이 불공정하게 이뤄지면 반발하는 낙천자가 당을 뛰쳐나가게 된다"며 "이탈자가 많을수록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은 득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들 신당이 이미 창당한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과 합종연횡으로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면 양당 구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선거제 협상 결과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선거제도 중요 변수인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비례대표제를 연동형에서 병립형으로 되돌린다면 제3지대 세력의 정치적 공간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4·10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단연 여야 대선주자의 성적표다. 여야 선거전을 진두지휘하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두 사람은 최근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빅2' 잠룡이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돼 승패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승리 시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겠지만 패한다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이지만 총선에서 참패하면 지지층 기대감이 급격히 식어 대권에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대표도 선거에서 지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시도당 신년인사회 행사 참석을 명분으로 전국 순회에 나선다. 오는 2일 대전시당을 찾고 4일에는 5·18묘역 참배와 광주시당 신년인사회를 챙길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다. 또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다. 

 

빅2가 앞다퉈 총선 100일 전쟁의 서막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준석 전 대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민주당 이 전 대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도 총선 역할과 결과에 따라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가 변화할 수 있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그에 걸맞은 험지 출마를 통해 당의 승리에 기여한다면 한 위원장 못지않은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김포 서울 편입론' 등에서 역할을 한 오 시장의 행보나, 나 전 의원의 국회 입성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이 대표 총선 성적표에 따라 '이낙연 대안' 부상이나 김동연 경기지사 등의 대권 레이스 합류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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