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엔 연설 "러·북 군사거래는 韓 겨냥 도발…좌시않을 것"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09-21 10:42:11
"상임이사국이 北 지원받는 건 자기모순"…러 직격
북러 밀착 직격·글로벌 리더 자임…"1년새 더 과감"
11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엑스포 유치 강행군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북·러 군사 거래가 '한국에 대한 직접적 도발'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북한-러시아'(북러) 순으로 표현하는 통상 정부 발표와 달리 '러시아-북한' 순으로 지칭해 주목됐다.
윤 대통령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 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무기와 군수품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러시아를 뜻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러시아를 직격한 것인데,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리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폭넓은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북한과 정전 상태로 대치 중인 안보 위기의 직접 당사자로서 북러 밀착에 경종을 울리고 국제 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촉구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올해 연설 메시지는 북러 밀착을 성토하고 글로벌 리더를 자임했다는 점에서 1년전보다 과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선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 등 우회적 표현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존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은 "나라마다 군사력의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굳게 연대해 힘을 모을 때, 그리고 원칙에 입각해 일관되게 행동할 때 어떠한 불법적인 도발도 차단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보건,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등 세 가지 분야의 격차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우선 "내년 한국의 ODA 예산은 2019년 대비 2배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며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취약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면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그린 ODA를 확대할 것"이라며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불을 추가 공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할 것"이라며 "무탄소 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CF연합(Carbon Free Alliance)을 결성하고자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한국은 디지털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교육, 보건,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한 지지도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세계 시민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뉴욕 방문 사흘 째인 이날 유엔총회 연설 전후 거의 30분 단위로 일정을 잡고 엑스포 유치를 위한 숨 가쁜 외교전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전날까지 이틀간 17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날은 무려 11개국(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아,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을 가졌다.
유럽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 대륙별 국가를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을 만나 "양국 수교 60주년이자 스위스의 '한반도 중립국감독위' 참여 7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에 양자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르세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참석 계기에 취리히 공과대학을 방문해 양자(quantum) 관련 석학과의 대화를 가진 것을 들었다"며 "양자 기술, 바이오 의약품 등 첨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회담을 열었다. 또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와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울드 가즈와니 모리타니 대통령, 노바크 커털린 헝가리 대통령과도 만나 양자 회담을 가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12월 발효된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은 한국이 중동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앞으로도 로봇, 스마트 모빌리티, 바이오, 양자(퀀텀)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를 만나 엑스포 유치 지원을 당부하며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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