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무죄' 이재명, 대선가도 파란불…尹 탄핵심판 변수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3-26 16:57:06
이재명 "검찰, 날 잡으려 사건 조작...국민 삶 개선에 힘썼어야"
사법 리스크 벗어나 대세론 굳힐 듯...비명계 잠룡 입지는 좁아져
尹 탄핵인용 조기 대선시 李 가장 유리...기각시 극한 대결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기사회생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것이다. 그간 자신을 옥죄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대권 고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의 1심 판결을 깼다.
이 대표는 선고 후 취재진 앞에서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먼저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데 대해 참으로 황당하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과 정권이 나를 잡으려 증거와 사건을 조작했다"며 "그 역량을 산불 예방과 국민의 삶 개선에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좀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이런 국력낭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필귀정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2심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던 이른바 '골프 발언'과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찍은 호주 출장 사진에 대해 각각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볼 수 없다",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현동 발언과 관련해서도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협박도 받았다' 발언은 당시 상당한 압박감을 과장한 표현일 수는 있지만 허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의견 표명에 해당해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2심 무죄 선고로 최대 유력 대선 주자 위상을 흔들 수 있는 악재가 사실상 사라졌다. 1심과 같은 2심 형랑이 나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다음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무죄로 뒤집힌 이날 판결은 최대 위기를 차단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대선 가도에 파란 불이 켜졌다.
이 대표는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며 장기간 독주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 탈피는 개딸 등 핵심 지지층 결집을 넘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 중심의 단일대오가 유지되며 당내 리더십과 장악력은 물론 정국 주도권도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동연 경기지사를 비롯한 비명계 잠룡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그쳐 안 그래도 이 대표와 맞서는 게 버겁다. 이 대표가 대세론을 타며 일찌감치 후보 자리를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다.
남은 중대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대선 전 2심 판결을 깨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이 대표가 가장 유리하다는 게 중평이다.
이 대표 입장에선 대법원 판결이 나와 사법 리스크가 제거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면 여권은 대법원 판결에 일말의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면 사법 리스크가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대법원을 향해 '대선 전 3심 선고'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각하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조기 대선이 물건너가게 된다. '기각 후 정국'은 예측 불허의 혼란 상태로 치닫을 수 있다. 탄핵 찬성 세력이 윤 대통령 파면을 주장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설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극한 대결이 불가피하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계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윤석열 대 이재명'의 정치적 내전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계속 미뤄지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 일인 4월 18일 직전까지도 지연될 수 있다. 4월 중순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되면 대선 역시 두달 뒤인 6월 중순 열리게 된다.
큰 고비를 넘긴 이 대표는 기세를 몰아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끌어내는 데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헌재를 겨냥한 압박 강도를 최대치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비정상적으로 선고에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인식이다.
이 대표는 항소심 선고에 앞서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가 아무런 국민이 납득할 이유도 없이 (선고를) 계속 미룬다는 것 자체가 헌정 질서 위협"이라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헌재를 향한 여론전의 일환으로 국회 전원위원회를 열어 빠른 선고를 촉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에서 신속하게 6·3·3 원칙(1심은 6개월, 2·3심은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에서 하루빨리 이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해 법적 논란을 종식해주길 바란다"며 "대법원에 가면 파기 환송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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