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장소 당대표실로 옮겨…체포안 부결론 번져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9-13 11:24:48

건강 나빠 실내로…"단식 이어가겠단 의지 결연"
인색한 與 비판론↑…김성태 "김기현, 찾아가라"
"이재명 지키자" 기류 번져…의총서 부결 목소리
비명 "방탄지옥 안된다"…표결시 계파갈등 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단식 장소를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본관 안 당 대표실로 옮기기로 했다. 

 

이 대표는 그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천막에 있다가 밤엔 대표실로 옮겨 단식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부턴 대표실에 쭉 있겠다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이날로 단식 14일째를 맞아 건강이 나빠진데 따른 비상 조치다. 이 대표는 지난 9일과 전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체력이 소진되고 스트레스까지 겹쳐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두 번 받았는데, 겉으로는 건강한 척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고민정 최고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이날 단식 14일차를 맞은 이재명 대표는 건강 악화로 불참해 자리가 비어있다. [뉴시스]

 

당 안팎에선 단식 중단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그러나 단식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단식이 길어지면서 '동정론'이 일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에 인색한 여당 지도부는 욕을 먹는 모습이다. 현재 이 대표 단식장을 찾은 여권 인사는 전무하다.

 

국민의힘 김성태 전 중앙위 의장은 CBS라디오에서 "지금 정치 자체가 너무 천박해져 버렸다"며 "아무리 극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나 몰라라 하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쓴소리했다.


이어 "단식의 진정성을 반 정도라도 인정해 줘야 된다고 본다"며 "이 대표가 단식을 요구한 명분이나 목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집권당이다. 집권당은 국정운영에 무한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 비명계도 거들었다. 이상민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이 대표가 밉든 곱든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상대 파트너고 그거에 대해 인정하고 이야기는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지금은 문제를 풀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국민들한테 조금이라도 편한 걸 제공하는 게 정치인들이 해야 할 소임이고 책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정을 끌고 가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여당이 정국을 리드하고 개선할 생각보다는 강대강 대치를 부채질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친명계 진영에선 지지층 결집과 함께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전날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하자 "이재명을 지키자"는 기류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간밤에 깊은 고민 끝에 절대로 이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결론을 안고 무겁게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의 처분은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는 주문으로 읽힌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의총에서 "역대 야당 대표를 단식 중에 소환한 것도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인데 그것도 오늘 단식 13일차를 맞아 몸도 가누기 어려운 상태에서 또다시 추가 소환했다"며 "잔혹하고 악랄한 윤석열 정치검찰의 사법만행"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비명계는 "더 이상 방탄은 안된다", "다시 '방탄 지옥'으로 가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방탄 꼬리표'를 떼기 위해선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의원들에게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만약 부결시킨다면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국민들께 뭐라고 얘기하고, 표를 달라고 해야 하나"라며 "저는 방탄 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거라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에 직면하면 친명, 비명 간 계파 갈등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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