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25일 회담 잘 될까…의제 신경전 치열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8-20 15:12:09

민주 "제보공작 의혹도 포함 가능"…특검법 대여 압박
與 곽규택 "회담 첫 의제가 해병특검? 대화 말자는 것"
회담 공개 놓고서도 줄다리기…실무협상 21일로 연기
정치력 시험대…금투세 완화·25만원 지원법 타협 전망

국민의힘 한동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25일 국회에서 회담하기로 했으나 걸림돌이 적잖다. 무엇보다 논의 테이블에 오를 의제에 대한 합의가 난제다. 회담을 닷새 앞둔 20일 양당 신경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회담 주제는 '민생'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완화·유예하는 문제가 일례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세제 손질과 국회 연금개혁 특위 구성 등을 의제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월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채해병 특검법, 25만원 지원법 등을 다루길 원한다. 양당은 이견이 있는 세부 의제에 대한 협의를 실무진에 맡기기로 했다.

 

뇌관은 채해병 특검법이다. 양당은 특검법을 놓고 핑퐁식 공방을 진행중이다. 한 대표는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방식 특검법을 제안했고 민주당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후 한 대표는 '제보공작 의혹 수사'도 특검 대상에 포함해야한다고 응수했는데 민주당은 이날 검토 여지를 보였다. 민주당이 대여 공세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특검법 의제 채택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앞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관련한 단체 대화방 내용을 언론에 제보한 김규현 변호사가 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사전에 논의했다며 '제보 공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채상병 사건 수사를 늦출 수 없기에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제보 공작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을 향해 "제보 조작이든, 제보 실수든 다 포함해 특검법을 발의해달라"고 반격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 입장과 관련해 "민주당은 진실을 밝힌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어떤 방식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6일까지 토달지 말고 특검법을 발의하기를 요청한다"며 한 대표를 몰아세웠다.

 

특검 논의에 대한 이 대표 의지는 강하다. 그는 지난 18일 당대표 취임 수락 연설에서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 기류는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내에서도 여전히 상당하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 회담 안건으로 제3자 추천 특검안 등이 거론되는데 당내 의견 수렴을 하느냐'는 질문에 "당내 추가 논의는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여러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친한계는 친윤계와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 주목된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저희 당 내부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공수처가 수사의 상식 궤도에서 일탈해 버린 듯한 느낌으로 늑장·부실 수사에 대한 문제의식이 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생으로 의제를 제한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정쟁보다는 민생 문제를 먼저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첫 의제로 이것(특검법)부터 논의하자 하는 것은 더 이상 대화의 기회가 없다는 의미"라고 못박았다.

 

양당은 회담 공개 여부 등 형식을 놓고서도 줄다리기를 벌였다. 그 여파로 이날 예정됐던 실무진의 의제 협상은 21일로 미뤄졌다.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동의하면 회담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 하면 어떨까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오늘 실무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회담을 전체 생중계하자'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회담 방식을 툭 던지듯 발표한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채해병 특검법에 대한 여야 이견이 커서 25일 회담이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가 한 대표와의 회담을 꼭 성사시켜야할 처지여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 대표에겐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목적지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를 내걸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법안을 일방 처리하는 일을 반복하자 대통령실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대표가 한 대표와 먼저 만나 국회 정상화 의지를 보야야한다는 게 대통령실 전략으로 보인다.

 

한 대표도 이 대표와의 회담이 정치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어 중요하다. 특히 '민생 정치'라는 성과가 달려 있어 더욱 그렇다. 양당 대표가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금투세 완화·폐지, 25만원 지급과 관련해 타협점이 마련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