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결국 제명…국힘, 내전으로 지방선거 자멸 위기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1-29 11:34:49

장동혁, 복귀 하루 만에 결행...친한 우재준만 반대
韓 "우리가 당과 보수의 주인…반드시 돌아올 것"
"당 지지기반 약화…2018년 지선 악몽 재현" 우려
오세훈·원외 "자멸의 길, 물러나야"…張 리더십 위기

'장·한 갈등'의 결론은 파국이었다. 아마추어에게 반전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정치력 빈곤의 한계가 뚜렷했다. 당대표 직함은 애초 어울리지 않은 감투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29일 결국 갈라섰다. 장 대표가 이날 주재한 최고위원회의는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한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윤리위의 징계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 전 대표는 당적이 박탈돼 향후 5년 간 복당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로써 옛 친윤계 등 주류인 당권파와 친한계의 관계는 회복불능 상태에 빠졌다. 계파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넘은 것이다. "제1야당이 거여 견제의 본분을 잊고 최악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비판이 번지고 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의 제명 결정에 대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오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KPI뉴스 자료사진]

  

끝을 알 수 없는 양대 진영 간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 찬성했던 세력들이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며 내전에 돌입한 형국이다. 그런 만큼 극우·강성 보수와 합리·온건 보수의 지지층 분열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지기반은 더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국회 의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주도한 인물이다. 또 '팬덤'을 거느린 데다 중도층에 소구력을 지닌 정치인이다.  

 

그런 상징적·대중적 자산을 국민의힘이 내친 건 '자해정치', '뺄셈정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내란 정당' 프레임을 자초한 격이다. 장 대표와 지도부에 대한 '윤어게인' 이미지도 굳어지게 된다. 중도층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건 어렵다. 강성 지지층 결속에 의존하는 게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넉 달여 남은 6·3 지방선거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2명만 당선됐던 2018년 참패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장 대표는 8일간 단식 후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한 전 대표 제명을 결행했다. 예고된 수순이었다. 그는 전날 "절차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의에는 장 대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조광한 최고위원과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9명 중 친한계 우 최고위원만 제명을 반대했다. 표결 중 퇴장한 우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명은 잘못됐다"며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 행보가 주목된다. 그의 대응에 따라 내전 규모·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약속했다. 측근, 지지층을 향해 결속을 다지며 당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읽힌다. 한 전 대표는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한 전 대표는 제명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취재진에게 "부당한 제명을 당하면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을 믿고 계속 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채널A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가면 본인에게 지렛대가 생기게 된다"며 무소속 출마를 권했다.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한 전 대표가 영남권 광역단체장 선거나 경기 평택 보선 출마를 예측했다. 김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가 한 번 붙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장 대표는 내달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지방 방문, 당명 개정 등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선거 준비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비관론이 강해 당내 동요와 내분은 악화일로를 걷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성적표는 장 대표 거취와 직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제명 후폭풍이 거세다. 장 대표가 곳곳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에 처해 리더십 위기에 또 직면한 모양새다. 보수 진영 내부 결속을 꾀한 단식 효과가 며칠도 못 간 셈이다.

 

친한계 의원 16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명 결정은 심각한 해당 행위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장동혁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제명 강행은 장동혁 지도부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의 미래를 희생시킨 것"이라고 못박았다.

 

함경우 전 광주갑 당협위원장 등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24명도 성명문을 내고 "장 대표 체제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배제와 숙청은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명백한 퇴행"이라며 장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장 대표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당 대표 개인과 홍위병 세력을 위한 사당화"라고 규정했다.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내고 "제명 결정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함은 물론 외연 확장의 장벽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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