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평택을로…거물들 재보선 셈법과 복잡해진 대결구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4-14 16:49:27
범여 다자 구도 불가피…공천 공언 민주당 고심
韓 "부산 북갑서 정치 계속"…국힘서 무공천론↑
송영길은 미정…강득구 "험지 결심" 하남갑 시사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은 여야 거물들의 정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재기와 도약을 노리는 이들의 '출마 승부수'가 통하면 차기 당권·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에 이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출전 지역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고심 중이다.
빅샷들의 합류로 대결 구도는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자 전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고려 요인들이 있어 양당 공천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조 대표는 14일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인 평택을에서 '국힘 제로'를 실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지난 8일 경기 하남갑을 험지로 꼽으며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하남갑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되면서 보선이 예상되는 지역구다.
조 대표가 엿새 만에 평택을로 선회한데는 '명분'을 앞세워 민주당의 무공천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평택을은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받아 재선거를 치른다.
조 대표는 회견에서 "재선거가 이뤄지는 곳에는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민주당에 평택을 무공천을 요구했다.
조 대표의 경기권 선택에는 혁신당 존재감을 부각하고 향후 당 진로에 관건인 민주당과의 합당 협상에서도 발언권을 높이려는 셈법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2대 총선 때 평택을에선 이병진 전 의원(54.23%)이 국민의힘 정우성 후보(45.76%)를 거의 10%포인트(p) 차로 이겼다. 평택병에선 민주당 김현정 의원(52.76%)이 국민의힘 유의동 전 의원(43.48%)을 비슷한 표차로 물리쳤다.
유 전 의원은 평택을에서 내리 3선(19~21대)을 했는데, 22대에서 선거구를 바꿔 나섰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재선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도 출마를 선언했다.
하남갑에선 추 의원이 51.65%(5만1428표)를 얻어 국민의힘 이용 전 의원(49.41%, 5만229표)을 가까스로 이겼다. 격차는 1199표. 이 전 의원은 재도전을 노린다.
22대 총선 성적표를 보면 평택을이 하남갑보다 보수세가 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범여권 다자 구도가 짜여져 후보 단일화 난제가 예상된다. 벌써 후폭풍이 이는 조짐이다. 김 상임대표는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며 조 대표를 저격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하남이 훨씬 험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보선 전 지역에 전략공천을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 대표 출마로 공천을 안하기도, 예정대로 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연대와 합당 등 정치적 고려냐, 원칙 고수냐 중 택일해야한다.
조 대표가 고향인 부산 대신 평택을로 가면서 한 전 대표와의 빅매치는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앞으로 여기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부산 북갑 보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어 만덕2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의 선거 시작과 끝을 바로 여기서 하겠다"고 밝혔다.
북갑은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된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 18곳 중 민주당이 유일하게 지킨 곳이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의 부산 교두보를 탈환함으로써 한석 이상의 상징성 있는 승리를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전국 선거판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북갑에는 청와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차출론이 회자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까지 나서 공들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하 수석에게 "누가 작업한다고 넘어가면 안된다"며 출마를 만류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반대가 아니라 인지도를 높여주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vs 하정우'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한 전 대표와 전 의원이 사안마다 충돌하고 있다. 북갑 보선과 부산시장 선거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에선 3자 구도를 막기 위한 '무공천론'이 번지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김도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를 내지 않고 범보수 세력인 한 전 대표와 선거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서병수 전 의원에 이어 부산 중진인 김 의원도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친한계 의원들은 무공천 여론이 확산할 수 있도록 중진들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동혁 지도부는 공천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나 지도부는 강성인 김민수 최고위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른바 '자객공천'이다.
송 전 대표 출마지는 여권 역학관계와 맞물려 주목된다. 그가 국회에 입성하면 8월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천 계양을과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의 연수갑에는 각각 청와대 김남준 전 대변인과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출마를 준비하며 버티고 있다. 친명 색채에서 두 사람에 밀리는 송 전 대표로선 인천 외 지역이 선택지가 될 공산이 크다.
그는 최근 불거진 '광주 출마설'을 일축하며 수도권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남은 건 경기다. 평택을, 하남갑 외 안산갑에서 보선이 실시된다. 안산갑에는 '원조 친명'인 김남국 대변인과 친문계 핵심 전해철 전 의원이 경쟁 중이다.
'김용 변수'도 있다.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경기 출마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그가 어디로 향할 지 모른다. 송 전 대표로선 이래 저래 불안한 처지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험지 출마도 마다하지 않을 결심을 하고 있다"며 하남갑을 시사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그분은 늘 계양에서 살아왔다"고 제동을 걸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