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만난 오세훈…'정치자금 기소 공천 금지' 당규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02 11:43:56

당규 엄격 적용시 '원칙적으로' 吳 피선거권 정지
'정치탄압' 인정시 당대표, 윤리위 징계 취소 가능
吳 공천, 장동혁 손에 달렸으나 불이익 가능성 희박
張·경쟁후보들, 吳 견제하면 공천 내홍 격화 불가피

내년 6월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선두주자로 꼽히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복병'을 만나서다. 

 

김건희 특검이 지난 1일 오 시장을 기소한 것이 당 공천 경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낙천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오 시장으로선 공천 가도에 걸림돌이 생겼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2026 서울색, 서울빛' 기자설명회가 열리는 서울시청 대회의실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특검은 오 시장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뒤 결과를 받아 보고 후원자에게 3300만 원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현행법상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 비용은 정치자금으로 신고해야 한다. 후원자가 대납하면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된다.

 

국민의힘 당규(윤리위원회 규정 제22조 1항)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등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과 공모 응모자격이 정지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조항이 엄격히 적용된다면 오 시장은 '원칙적으로' 피선거권이 정지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제22조 4항)이 있다. '정치탄압 등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대표가 윤리위의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제' 조항이 적용되면 장동혁 대표의 판단을 통해 오 시장 출마의 길이 다시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오 시장의 정치 생명이 윤리위와 장 대표의 손에 달린 형국이다.


'상식적·합리적' 기준으로는 오 시장 피선거권이 정지될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도부는 3대 특검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규탄해 왔다. "특검 수사는 오 시장을 겨냥한 노골적인 정치 공작이자 명백한 지방선거 개입"이라는 게 지도부 시각이다. 오 시장 기소는 예외로 인정될 수 있는 '정치탄압' 사례다.  또 오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정치적 기소나 특검의 공세에 있어서는 당규를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특검이 기소하는 모든 정치인들이 이 규정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당에서 활동할 수 없는 건 불합리한 결과"라고 밝혔다.

 

오 시장도 자신을 둘러싼 기소 자체가 '정치적 표적수사'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전날 특검의 기소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 하명 특검의 오세훈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윤리위와 별개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가 특검 기소를 이유로 부적격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관위가 적격 판단을 내리더라도 당내 경선이 격화하면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다. 경쟁 후보들이 오 시장 기소를 물고 늘어지며 공천 자격을 문제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부적격 공세가 거세지며 경선이 내홍에 휘말리는 경우다.

 

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위원장 나경원)이 지방선거 경선 시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 반영을 추진하는 건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심 확대는 당권을 지키려는 장 대표와 주류 세력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비친다. 

 

'당성(黨性, 당을 위한 충실한 마음과 행동)'을 강조해온 장 대표는 당원 권리 확대를 공언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엔 "(기획단이) 그런 차원에서 제안한 것 같다"고 사실상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당심 반영 제고 방안이 채택되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나 의원이 직접적 혜택을 볼 수 있다. 나 의원은 강성 메시지로 지지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비주류 반발이 여전히 거세다.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심(黨心) 반영을 늘리는 건 역주행"이란 시각에서다. 친한계 의원은 2일 "선거 참패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 시장이 부정적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27일 "확장 지향의 길을 갈 때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축소 지향의 길을 간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오 시장이 내년 선거에서 5선 도전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장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만큼 장 대표가 오 시장에 견제에 나서는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또다른 내홍에 빠져드는 경우다.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장 대표 등 당권파가 '당원 게시판' 논란을 이유로 한동훈 전 대표를 징계하거나 보선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지방선거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안팎에선 한 전 대표 뿐 아니라 오 시장에게 당권파가 공천 불이익을 준다면 비슷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대표가 오 시장의 경선 출마 자격을 문제삼으려면 무리수를 둬야한다"며 "이럴 경우 장동혁 지도부는 민심을 완전히 잃어 서울시장은 물론 지방선거 전체를 말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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