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후 정국 어디로…與 무소불위냐, 野 견제강화냐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6-02 17:00:26

與 승리 시 지방권력도 장악…국정운영 거칠 것 없어
李대통령 "檢, 무오류 함정 안돼"…野 "공소취소 밑밥"
국힘 이기면 반전 계기…견제력 세지고 대안세력 기회
서울·부산 승부처…與, 9곳 이상 승리 vs 野, TK+알파
전북 김관영·북갑 한동훈 이기면 정청래·장동혁 타격

마침내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오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여나 야에게 중요한 시험대다. 전국 14곳 국회의원 재선거가 함께 치러져 더욱 그렇다. 선거 결과는 지방권력 지형뿐 아니라 향후 정국 주도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6·3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의 첫 전국 단위 선거다. 전체 민심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정권 중간 평가 성격이 짙다. 

 

더불어민주당이 이기면 무소불위 권력이 탄생한다. 여권이 행정부와 국회에다 지방자치단체까지 장악하면 국정 운영에 거칠 게 없다. 국민 지지를 명분 삼아 각종 국정·입법 과제를 밀어붙일 수 있다.

 

▲ 이재명 대통령(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한동훈 전 대표. [뉴시스]

  

지지율 60%대의 이 대통령은 일등공신이다. 여당이 유리한 선거를 하도록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는데 큰 몫을 한 셈이다. '명픽'(이 대통령 선택) 정원오·전재수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약진한 배경이다. 이 대통령 인기가 낮았다면 '정권 심판' 선거가 부각됐을 개연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리더십을 강화하며 국정 추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 미뤄놓은 과제를 신속히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앞으로 4년간 국정 속도를 두 배로 높이고 정성을 다하면 8년처럼 일할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발목을 잡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조작 기소' 특검법 재추진이 1호로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며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라도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면서다. 부산 북갑 보선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발언은 예고한 대로 선거 끝나고 자기 사건 공소취소 밀어붙이겠다는 밑밥"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무기력한 '제1야당 이미지'를 탈피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거여를 견제할 힘이 세지면서 대안세력이 될 기회도 잡게 된다.

 

이번 선거 판세는 당초 민주당 절대 우세였다.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압승론이 대세였다. 16곳 광역단체 중 대구·경북(TK)을 빼고 민주당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구까지 가져가는 '15대 1' 시나리오도 회자됐다. 

 

하지만 공소 취소 특검법 추진이 변곡점이었다. 보수층이 결집하며 판세가 요동쳤다.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던 격차가 줄면서 접전지가 늘어났다. 서울과 부산·대구 등 영남권이다. 압승론은 주춤했으나 여당 승리라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이 얼마나 선방하느냐가 관심거리다.

 

민주당 지도부는 6곳(서울·부산·대구·울산·경남·전북)을 경합지로 분류한다. 9곳(전남광주·인천·대전·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제주)은 우세 지역이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6곳이 접전이라는 판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대해선 "약발이 없는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9곳 이상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탈환하는 게 사실상의 승패 기준으로 삼는 내부 기류가 강하다. 여기에 국민의힘 텃밭인 부산까지 빼앗으면 승리를 자신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영남권에선 민주당이 부산을 차지하는 게 중요한 평가 잣대"라며 "부산에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까지 가져오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부산이 빠지면 울산, 경남을 이겨도 빛이 바랜다"며 "부산 1석 승리냐, 대구·울산·경남 3석 승리냐를 놓고선 평가가 분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의원은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에서 "13 대 3, 아니면 12 대 4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대구와 경북, 경남이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TK를 우세 지역으로, 서울·강원·대전·충북·충남·부산·울산·경남 8곳은 접전지로 판단한다. TK 사수가 최소한의 목표다. 나아가 접전지 일부에서 이긴다면 장동혁 지도부는 패배 책임론에 맞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제1·2 도시인 서울·부산을 모두 잃는다면 지도부 사퇴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설령 이긴다고 하더라도 오세훈·박형준 서울·부산시장의 인물 경쟁력이나 이·박 전 대통령의 지원 덕분으로 평가될 수 있다. 

 

선거 전체 성적과 별개로 몇몇 접전지 승패는 양당 지도부 거취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 만큼 차기 당권이나 정계개편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에선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치는 전북지사 선거가 주목된다.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광역단체장에 당선된 전례는 없다. '현금 살포' 의혹으로 즉각 제명된 뒤 출마를 강행한 김 후보가 이기면 정청래 대표의 공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현희 의원은 채널A라디오에서 "전북지사 선거를 김 후보와 정 대표 대결 구도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에 김 후보가 이기면 정 대표에게 조금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가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해 내홍이 번지고 있는데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대표 출마설이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선거가 끝나기도 전 차기 당권 투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경기 평택을 재선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의 당락이 관심사다.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 후보가 난타전을 벌이면서 두 정당 간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양당은 선거 전 합당 논의를 진행하다가 중단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조 후보 낙선 시 합당 논의 폐기를 시사했다. 조 사무총장은 그러나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의 당락은 통합 논의와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 거취와 직결된 북갑 보선이 가장 핫하다. 한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장 대표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확산되면 친한계와 당권파가 갈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관계자는 "한 후보가 소송을 통해 입당을 관철시키는 시나리오도 상정할 수 있다"며 "소송을 통해 당 징계를 무력화한 배현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 사례를 보면 한 후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계파갈등이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 후보가 신당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계개편의 길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밤 12시 끝난다. 주요 후보들은 마지막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정원오 후보는 국회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과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오 후보를 향해 "무능, 무책임, 무사안일 10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용산 효창공원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내일 투표장으로 가서 '마지막 안전판' 하나를 남겨달라"고 당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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