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이냐 확전이냐…李대통령 귀국, 與 당권투쟁 향배는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6-18 16:43:57
鄭 "李 중심 단결…흔들리고 젖으며 사는 게 인생"
최악 피해 갈등 수습…공천권 걸려 전면전 불가피
전통 지지층과 뉴이재명 대립…1인1표제 등 뇌관
이재명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한 유럽 순방을 마치고 18일 귀국했다. 서울공항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이 나가 영접했다.
정 대표는 약 90도로 허리를 굽혀 이 대통령에게 '폴더 인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리도 그렇게 했으나 화답은 없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 환송 행사 때 빠져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에게 찍혔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정 대표를 혼냈고 김 총리는 칭찬했다.
정 대표와 김 총리는 8·17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하다. 이 대통령이 당권주자들에 대한 '편애'를 드러내자 계파갈등이 본격화했다. 친명계는 정 대표 사퇴와 전대 불출마를 압박했다. 정 대표는 연임 도전 의지를 내비치며 마이웨이를 했고 친청계는 지원했다.
정 대표는 "정권은 짧다"는 말로 친명계와 청와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 "집권 여당은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 대표를 다시 때렸다.
내홍이 격화하며 '명·청대전' 우려가 고조됐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동반하락했다. 정상외교 효과도 실종됐다. 조원씨앤아이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3~15일 전국 유권자 2001명 대상)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47.7%를 기록했다. 첫 50%대 붕괴다. 부정평가는 49.0%였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현안에 대한 여당 대응도 부실해졌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 급락이 "국민참정권이 짓밟힌데 대한 전국민적 분노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당권경쟁에 관심이 쏠려 여당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직격했다.
당권투쟁이 '블랙홀'이 되면서 국정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감이 적잖다. 정 대표의 귀국 행사 참석은 내분을 수습하려는 이 대통령 의중을 반영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박지원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대통령 비서실이 정 대표를 공항에 나오도록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했다.
정 대표도 몸을 낮추며 '로우 키' 전략을 이어갔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월드클래스, 세계적 정치 지도자 풍모를 십분 발휘한 이 대통령의 역대급 외교 성과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합심 단결, 합심 노력하자"고 했다.
정 대표는 의총에서 의원들과 악수하며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나. 흔들리면서 가는 게, 다 젖으면서 가는 게 인생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을 놓고 권력투쟁이 격화하면 이 대통령이나 정 대표나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청 갈등은 지지율을 까먹고 국정 동력을 떨어뜨린다. 안 그래도 지방선거 후 여권 전체가 흔들리는 조짐이다. 분위기를 일신해 국면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친명·친청계가 가급적 충돌을 피해 확전 대신 봉합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전대의 중요성과 양측 지지층의 대립 등을 고려하면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앞선다.
이 대통령은 이념·진영보다는 실용·통합을 중시하는 국정운영을 해왔다. 강경 노선으로 일관하는 정 대표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정 대표는 선명성을 선호하는 강성 지지층을 집중적으로 챙겼다. 이른바 '3대(검찰·사법·언론) 개혁'을 밀어붙이며 청와대와 종종 맞서기까지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권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일례다.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거듭된 강조에도 정 대표는 '전면 폐지'를 공언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껄끄럽고 마뜩잖은 여당 대표다. 8월 전대를 앞두고 '이심'(이 대통령 의중)이 김 총리에게 기울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특히 임기 2년의 새 당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의원들을 줄세우는 건 어렵지 않다. 당권이 대권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현직 대통령 입지도 위협할 수 있다. 당권투쟁이 현재와 미래 권력의 혈투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대에선 친명계 후보였던 박찬대 인천시장을 적극 밀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것이 걸린 이번 전대는 다르다. 이 대통령이 예전보다 호불호를 표하는 배경이다.
문제는 수위다. '당무개입' 시비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무개입은 야권에 '탄핵 공세' 빌미를 줄 수 있어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또 역풍을 부를 수 있다. "권리당원들이 반발해 정 대표를 더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 대표는 거취를 고심 중인데 오는 24일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승부수를 던지면 계파 간 '사생결단' 전면전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주류인 친노·친문 지지층은 정 대표를, 현재 주류인 친명 지지층은 김 총리를 밀고 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과 '뉴이재명'으로 불리는 지지층은 감정의 골이 깊다. 서로를 향해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란 멸칭까지 써가며 싸우고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재단 상임고문직을 내려놓으며 "앞으로 제가 할 비평 활동 때문에 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라고 말했다. 그가 정 대표 선거 운동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박지원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정 대표는 죽어도 나갈 것 같다"며 "그가 나오면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면 된다"고 했다.
전대 룰 협상이 시작되면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을 수 있다. '1인 1표제'의 세부 룰이 뜨거운 감자다. 전략지 투표 가중치가 뇌관으로 지목된다.
이번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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