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與 공천, 명·청 득실과 차기 당권 향배는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4-16 16:56:02

'명픽' 후보 대거 본선 진출…李대통령 위세 확인
경기·호남 강경·친청계 약진…권리당원 표심 작용
'8월 전대 정청래 유리, 김민석·송영길 도전' 관측
본선 성적·재보선 공천도 변수…鄭에 단일화 숙제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6곳 중 세종·제주를 빼곤 확정됐다. 16일 오전까지 14곳 공천 결과를 보면 '이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이 상당히 반영됐다. 이른바 '명픽'(이 대통령 선택) 후보 다수가 본선에 오른 것이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대표적이다. 

 

친명계 핵심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 우상호 강원지사 후보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각각 해수부 장관,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건 출마를 위한 이 대통령의 배려였다. 지방시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인물이다. 승부처와 전략지인 서울·인천과 부산·경남에 명픽들이 전진배치된 건 이 대통령 위세를 확인하는 대목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정청래 대표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강경파 추미애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가 됐다. 명픽 간판을 내건 한준호 의원은 힘을 쓰지 못했다. 추 의원은 한 의원, 김동연 지사와의 경선에서 과반을 얻어 이겼다.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검찰개혁안 처리를 주도하며 강성 당원 표심을 얻은 게 승인이었다. 검찰개혁은 정 대표가 가장 역점을 뒀던 지난해 8·2 전당대회 공약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선출된 민형배 의원도 검찰개혁 강경파다. 정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검찰·언론·사법 3대 개혁을 밀어붙였는데, 민 의원이 검찰개혁 위원장을 맡아 앞장섰다. 전북지사 후보인 이원택 의원은 친청계다. 이 의원이 '제3자의 식비 대납 의혹'에도 경선을 치러 이긴 건 정 대표 없이는 불가능했다.  의원은 8·2 전대에서 정 대표 당선을 도왔다. 민 의원도 그랬다. 시작은 친명계였으나 지금은 친청계로 비친다. 

 

충남지사 후보인 박수현 의원도 친청계다. 박 의원은 현 지도부 출범 후 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정청래의 입'으로 활동해왔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기세바둑이라면 정 대표는 실리를 챙기는 집바둑"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후보 공천은 예선"이라며 "본선 당락이 성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본선을 전망하면 정 대표가 안정적이다. 호남 2곳은 당선 예약이고 경기도 승산이 높다. 국민의힘의 극심한 인물난으로 어부지리가 예상된다. 반면 부산, 경남은 험지에 가깝다.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후보들이 우세하다. 그러나 보수표가 집결하면 막판까지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   

 

여권 안팎에선 이번 공천과 본선 결과가 차기 당권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로선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앞선다. 친청·강경 성향 주자들이 경선에서 선전한 건 권리당원, 즉 당심에서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박수현 의원은 이날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원 1인 1표 시대에 당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는 힘이 막강해졌다"고 경선 승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런 만큼 경기와 호남의 경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곳엔 권리당원이 50% 넘게 몰려 있다.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강성 당원에 대한 김어준 씨의 입김이 크게 위축되지 않은 점도 정 대표에게 호재다. 김 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공소 취소 거래설'을 자초해 거센 역풍을 맞았으나 잠시 뿐이었다. 추 의원의 과반승은 김 씨 건재를 뒷받침한 사례로 평가된다.

 

친명계에선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 전 대표가 정 대표에 맞설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김 총리, 송 전 대표가 같이 뛰다가 막판에 단일화를 통해 뒤집기를 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연성 당대표가 나와야한다"는 주장도 확산 중이다. 여러 견제가 필요할 만큼 정 대표가 앞서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6, 7일 전국 유권자 1035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정 대표는 28.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김 총리는 20.2%, 송 전 대표는 17.7%였다. 1·2위 격차는 8.5%포인트(p)로, 오차범위(±3.0%p) 밖이다. 


호남에선 정 대표(37.9%)와 경쟁자 간 격차가 벌어졌다. 송 전 대표 22.5%, 김 총리 17.8%였다. 이번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선 후보 선출은 거의 끝났으나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은 이제 시작이다. 정 대표에겐 또 다른 중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재보선이 확정적인 곳은 인천 계양을, 부산 북갑, 경기 평택을 등 13곳이다. 모두 민주당 지역구다. 이겨야 본전이다. 

 

당 지도부는 내부 교통정리와 진보 정당과의 선거 연대, 여야 대결 구도 등을 모두 고려해야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 측근 다수가 공천을 원하는 게 정 대표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이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 친명계 세력은 배가된다.


계양을은 청와대 김남준 전 대변인과 송 전 대표가 경쟁하는 곳이다. 택일이 민감한 사안이다. 북갑에선 청와대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출마 여부가 핫이슈다. 정 대표는 차출론을 설파하고 있으나 이 대통령의 제동성 발언으로 다른 선택지도 필요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출마한 평택을 공천은 뜨거운 감자다. 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했던 정 대표는 조 대표에게 빚이 있는 처지다. 그렇다고 무공천을 했다간 친명계 공격을 당할 공산이 크다. 정 대표는 전 지역 공천을 공언한 바 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도 난제로 예상된다. 해결은 지도부 몫이다. 울산시장 선거가 당면 과제다. 민주당 김상욱, 진보당 김종훈,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가 국민의힘 김두겸 현 시장에 도전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 등이 출마한 평택을은 단일화 내지 선거연대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