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검, 與 전격 수용 왜…민심·명분에 밀려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22 15:30:46
리얼미터…당지지율 1.7%p↓ "특검 거부로 지지 이탈"
한국갤럽…특검도입 당 지지자 67%>국힘 지지자 60%
2차 특검 차질 우려…여야, 각자 특검 발의후 협의키로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일교 특검'에 반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입장을 전격 선회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특검 불가론을 고수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큰 틀에서 특검 발의안에 합의하며 압박했으나 민주당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특검할 만한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는 한 현 단계에서 특검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급변했다.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은 불가하다고 제가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못 받을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저는 좋다"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며 "논의를 위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최대한 빨리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내심 민주당이 특검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통일교가 정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한번 밝혀보자"고 기세를 올렸다.
박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전격 수용 배경에 대해 "민심을 수용한다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요구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언감생심'이라고 발표했던 건 경찰 수사가 먼저란 원칙과 정치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원론적인 당의 전략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특검 수용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우선 특검 선호 여론이 높은 데다 당 지지율이 하락세다. 또 김건희 특검 종료에 따라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하려는 민주당으로선 통일교 특검만 거부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야권의 특검 공세가 거세지는 것도 부담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8, 19일 전국 유권자 1007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44.1%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1.7%포인트(p)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2.6%p 오른 37.2%였다. 격차가 확 줄었다.
리얼미터는 "통일교 특검에 대한 거부 입장과 전재수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인해 진보층과 중도층의 지지 이탈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6~18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에선 민주당 지지층마저 특검 도입 찬성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62%에 달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 67%가 '도입'을 원해 국민의힘 지지자(60%)보다 앞섰다.
당 지도부로선 민심이 이런 수준에서 특검 반대를 유지하면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의 입장 변화에 대해 '전략' 요인을 앞세우면서도 "당 자체 고위전략회의 여론조사, 언론보도 등을 보며 민심을 주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긴밀하게 조율해 왔고 대통령실과도 공유, 조율돼 왔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도 보조를 맞췄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여당의 통일교 특검 수용에 대해 "기본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교유착' 사안에 대한 엄정 수사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낸 후 강력한 국정 동력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 인식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특정 종교 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이 2차 특검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야권의 통일교 특검 요구를 거부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일방주의로 비칠 수 있다. '내로남불'이라는 야권 공세가 거세지면 여당으로선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이 생길 수 있는 형국이다. 야권이 계속 발목을 잡으면 2차 특검 동력 가동도 차질을 받을 가능성이 적잖다. 정 대표가 이날 2차 특검 추진과 함께 통일교 특검 수용을 언급한 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특검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당은 조만간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특검 후보 추천권, 수사 기간, 수사 대상 등이 쟁점으로 예상된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는 각각 ARS와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둘 다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각각 4.0%, 10.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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