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재명'만 외치는 국힘…도넘은 극우경쟁도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10-13 16:31:07
'윤 어게인' 장동혁에 영남 김태규·이진숙·주진우 가세
3인방, 지지층 겨냥해 전·현직 대통령 인신공격도 불사
재선 의원 "張, 장외집회 반응 더 뜨거운 이진숙 견제"
국민의힘은 강경 보수 색채가 짙다.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하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영향이 크다. 장 대표와 당권파는 강성 당원, 극렬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당을 운영한다.
최고위원회의는 이재명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반이재명'을 외쳐야 집토끼를 지킬 수 있어서다. 그래야 당권을 유지하고 대권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장 대표 계산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올공) 일대 집회에 수시로 나가 북치며 이 대통령을 공격해 온 이유다.
그런데 6·3 국회의원 재보선 후 '신스틸러'가 나타났다. 김태규·이진숙 의원이 국회에 입성해 '이재명 때리기'의 선봉에 선 것이다. 이,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 위원장, 부위원장을 맡아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사사건건 충돌한 바 있다.
기존 저격수인 주진우 의원도 과격해졌다. 이들 3인방은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언행도 불사해 후폭풍이 거세다.
한 재선 의원은 13일 "올공을 비롯한 장외 집회에 가보면 이 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가장 뜨겁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가 그간 강성 지지층 요구를 나홀로 받들며 특수를 누려해왔는데, 이젠 독점할 수 없게 됐다"며 "이 의원 견제가 불가피해졌다"고 짚었다.
김성태 전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장 대표는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력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자기보다 더 강한 이진숙, 김태규가 들어왔다"며 "소구력 경쟁자가 등장해 장 대표가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0월 3일 개천절 숭례문 장외 집회 때 이 두 사람한테는 마이크가 안 돌아가더라"고 강조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5, 6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 실시, 응답률 4.3%)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민주당 김민석 대표 18.1%, 무소속 한동훈 의원 17.0%, 오세훈 서울시장 13.1%를 기록했다. 3명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에서 선두 경쟁을 벌였다.
장 대표는 10.4%, 이진숙 의원은 7.7%로 집계됐다. 이 의원이 없었다면 장 대표가 더 높은 지지율을 얻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이, 주 의원은 모두 초선이다. 또 지역구가 당의 텃밭인 영남이다. 울산 남갑, 대구 달성, 부산 해운대갑이다. 이 대통령을 때릴수록 박수를 받는 게 지역 정서다. 그런 만큼 3인방이 무리수로 오버하며 '극우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비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3인방 행보에 대해 "당의 후광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에 대한 높은 주목도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향후 더 큰 정치적 도전(대선 또는 당권 또는 광역단체장)을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패륜 3남매', '빌런 3인방'이라고 비꼬며 강력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스스로를 돌이켜보지 않고 극단적인 말장난 형식으로 하는 정치 형태는 오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에게 던진 경고다. 주 의원은 전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SNS 게시물에 "이재 명을 끊을 때"라는 댓글을 남겨 역풍을 자초했다. 민주당은 "인륜을 저버린 막말"이라며 격분했다.
김 대표는 "명 이런 얘기는 말장난이라고 하기도 정말 심한 정도"라며 "그런 것들을 즐기는 분 치고 정치 생명이 긴 경우를 별로 못 봤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주 의원은 민주당에겐 눈엣가시다. 그는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골프 친 걸 문제 삼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중대 사고나 재난 상황에서 골프를 쳤다며 소위 '이재명 황제골프 특검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엔 이 대통령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X(엑스·옛 트위터)에 대외비 문서 사진을 촬영해 올린 것이 비밀누설이라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너무 황당한 코미디"라며 "약간 비이성적"이라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석은 극단적으로 현금 좋아하시는 분"이라며 "정치 생명은 나보다 훨씬 짧을 것 같다"고 반격했다.
이진숙 의원도 주 의원 못지 않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경북 봉화군에 있는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찾아 '파묘 정치' 논란을 불렀다. 그는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농지로 묘를 쓸 수 없는 곳"이라며 이장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는데, 5·18 민주화운동이 '소요 사태'라는 표현이 나와 공분을 샀다. 같은 달 26일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인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숨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뒤 부엉이바위를 언급해 막말 시비를 불렀다. 민주당은 "인간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성토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진보당 손솔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혹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나"라고 몰아세우자 김 의원은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듭시다"라고 말했다. 부엉이바위는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곳이다. 앞서 주 의원이 영화 '암살자(들)'에 대해 질의했는데 김 의원 발언도 관련된 것으로 읽힌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 보수 유튜브 방송에서 12·12사태에 대해 "전두환은 내란 아니다"고 말해 원성을 샀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의 꽃이어야 할 국정감사가 패륜 막말의 배설 무대가 됐다"며 "김·이·주 의원이 그 무대의 빌런들"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오죽하면 막말에서는 장동혁 대표도 빌런 3인방에게 밀린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노종면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는 이들을 '패륜 3남매'로 칭하기로 했다"고 썼다.
국민의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김 의원을 향해 "금도를 넘었지 않았나"라며 "정치인의 도리도 아니고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정감사가 2주차로 접어들었다. 국감은 야당에게 중요한 무대다. 정부의 국정 운영을 추궁하며 수권 능력을 국민에게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특히 당력을 쏟아야한다. 정부 비리나 잘못을 찾아 터뜨리면 호응을 받고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 의원 개인적으론 국감 스타가 되는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3인방이 너무 설치면 여당 반격 등으로 국감 관심이 분산되고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호재를 걷어차는 격이다. 비당권파 의원은 "당보다는 '자기 정치'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중도층 반감을 키워 외연 확장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여당 내분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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