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법정구속, 2015년 4월 소송 취하의 기억

홍종선

| 2018-10-25 09:10:54

도도맘 남편 조씨 "집행유예나 선고될 줄 알았는데…"
사문서위조 시작은 조씨의 혼인파탄 손해배상청구소송
강용석, '항소할 것인가' 질문에 "네"

"집행유예나 선고될 줄 알았는데…"
강용석 변호사의 법정구속을 지켜본 '도도맘' 김미나씨의 남편 조씨의 말이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대산 판사는 '도도맘' 김미나씨와 소송 서류를 위조해 김씨 남편이 자신에게 제기한 소송을 무단으로 취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4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도도맘 남편 조씨는 이날 법정 방청석에 앉아 강용석 변호사의 사문서위조 관련 선고 공판을 지켜봤다.

 

▲ 강용석 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돼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날 강용석 변호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박대산 판사는 "변호사로서 자신의 지위와 기본적 의무를 망각하고 불륜 관계에 있는 김미나씨와 공모해 사문서를 위조했다.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강용석 변호사의 이런 행위로 김씨 남편 조씨는 불륜으로 인해 당한 고통에 더해 추가적 고통을 받았다. 강 변호사는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실형 선고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도도맘 남편 조씨가 선고 공판을 방청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이제는 이혼한 전 부인의 스캔들남 관련 재판이어서가 아니라, 재판의 쟁점이었던 사문서위조가 바로 조씨 자신이 강용석 변호사에게 제기한 혼인파탄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3년 반 전으로 거슬러가 보자. 2015년 4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뉴스가 터졌다. 유명방송인이자 전 국회의원이자 변호사인 강용석과 유명 럭셔리 블로거 도도맘(처음엔 본명보다 블로거 활동명으로 불렸다)의 불륜설이 제기된 것이다. 두 사람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2015년 1월에 도도맘의 남편이 강용석 변호사를 상대로 혼인파탄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지며 불륜설에 무게가 실렸다. 엄연히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을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강용석 변호사의 대응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필자도 어렵사리 강용석 변호사의 개인 연락처를 확보해 통화를 시도했다. 전화를 받을까 싶었는데 화통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도도맘 남편의 소송 취하 언급이 이미 여러 매체에서 보도된 시점이었다. 하지만 소송 취하는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소송 취하를 했다는 것인지, 한다는 것인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를 느꼈다. 대답은 명료했다.

"아, 주말이 끼어 있어서 확인이 늦는 것뿐이에요. (김씨 남편의) 오해가 있었어요. 이제 다 풀렸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까 취하하는 거고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확인될 겁니다."

지금 와 되짚어 보면 그때가 긴급하게 사문서위조가 이뤄지던 때였다. 기자들에게 소송 취하는 이미 밝힌 상황,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행정적 절차가 뒤따라야했다. 그리고 실제로 소송 취하가 이뤄졌다. 빅뉴스의 폭발력은 이렇게 진화되고, 관련자들도 모두 한시름 놓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연일 여러 목격담과 사진들이 흘러나오며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대중은 쉽게 피로도를 느끼지 않았고, 화제성이 유지됐다.

그 여름의 끝, 조씨의 지인에게서 한 가지 얘기를 전해 들었다. 소송 취하가 가짜라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소송이 취하된 건 맞지만 조씨 남편이 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부인 김씨가 조씨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위임장을 쓰고 고소 취하장을 냈으며, 아내 김씨는 독자적으로 이런 일을 할 정도의 사람이 아니고 법적 지식이 있는 누군가가 옆에서 지시하고 이를 따랐다는 게 조씨의 생각이라는 내용이었다. 기자 자질이 부족했나 보다. 당시로서는 '설마, 변호사가 그런 일을 벌였을까, 변호사인데' 싶었고, 'TMI(too much information)' 남의 가정사가 이미 너무 과도하게 공론화되고 있다 싶어 확인 취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2015년 10월 도도맘 부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MBN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도도맘은 불륜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고, 남편은 소송 취하를 한 건 절대 자신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의 얘기를 들으며 '아뿔싸, 사실이었나 보다' 뒤늦은 후회를 했다.

2016년 1월 기자에게는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지만 잡지 못했다. 모 선배의 송별회를 위해 한 술집에 자리를 잡았을 때였다. 화장실에 다녀오다 보니 문이 달린 밀실 안에 한 남자가 혼자 술을 먹고 있었다. 무척 괴로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도도맘의 남편이었다. 송별회를 뒤로 하고 그 방으로 밀고 들어가는 게 기자의 자세인지도 모르겠다. 친구고 누구고 아무와도 대화하고 싶지 않아 혼자 술집을 찾은 남자의 자유를 방해하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머뭇거리는 속내를 알아챈 건지 모르겠으나 음식점 주인께서 “아는 후배예요. 혼자 있을 곳이 필요하다고 해서 저 방을 내줬어요”라고 말하는 걸 들으며 취재 의지를 꺾었다. 주인이 보태 준 이야기 하나.

"부인에 대한 원망이 없더라고. 이 모든 게 그 변호사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더라고. 왜 평범한 자신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는지 분통 터져 해요. 애들 걱정이 제일 크고." 

 

▲ 2016년 12월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도도맘' 김미나씨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후 시간은 흘러 2016년 말 김미나씨는 사문서위조 공모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또 지난 2018년 1월에는 조씨가 강용석 변호사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해 법원이 강용석 변호사가 조씨에게 위자료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지난 9월 검찰은, 김씨에게 "부인은 남편을 대신해 소 취하를 할 수 있다"고 하는 등 김씨와 공모해 조씨의 고소 취하장과 위임장을 위조·행사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으로 강용석 변호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0월24일에는 서두에 밝힌 것처럼 재판부가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강용석 변호사의 법정구속은 불륜스캔들이 터졌을 때만큼이나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 사이에 얽힌 법적 다툼에서 김부선 측의 변호를 맡은 때 벌어진 일이라 세간의 관심이 더욱 뜨겁다. 강용석 변호사는 선고 직후 포승줄에 묶여 법원 밖으로 나왔을 때 '항소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들에게 "네"라고 짧게 답했다. 강용석 변호사가 향후 항소 등을 진행한 후에도 실형을 확정받게 된다면 형 집행을 마친 때로부터 5년 간 변호사 자격정지 처분을 받는다. 위기의 순간마다 놀라운 반전카드를 들고 나왔던 강용석 변호사인 만큼 짧은 대답 속에 담긴 의미가 자못 궁금하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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