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사의…與 짓누르는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11 11:11:14
정동영 "윤영호 한번 만나"…李 최측근도 통일교 접촉설
정권 도덕성 흠집·지방선거 차질 우려…특검 공정성 논란도
박수현 "田, 공직 내려놓고 의혹 규명"…전화위복 기대감
국힘 장동혁 "통일교 민주당 지원 의혹부터 특검해야"
통일교발 '정경유착' 의혹의 불길이 맹렬히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이재명 정부와 여당도 덮치는 양상이다. 야당을 때렸다가 여권이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사의를 표한 건 사안의 심각성을 예고한다. '내란 청산 드라이브'로 정국을 주도해 온 이재명 정권이 집권 6개월 만에 최대 악재를 만난 형국이다.
전 장관은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전 장관에게 3000만 원의 현금, 명품시계를 건넸다고 지난 8월 김건희 특검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현안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 관련 청탁이 금품 제공 이유였다고 한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수부가 흔들림 없이 해양수도로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도록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당당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전 장관 뿐 아니라 여권 핵심 인사 여럿이 통일교와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내각에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민주당에선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임종성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통령 오랜 측근이고 임 전 의원은 이 대통령 최측근 그룹이었던 '7인회' 멤버 출신이다. 통일교는 두 사람을 이 대통령 쪽과 연결하는 고리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금품보도는 근거없는 낭설"이라는 내용의 서면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 장관은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인 시절인 2021년 9월 30일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영호 씨와 처음 만나 차담을 가졌다"며 "그 뒤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임 전 의원은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며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종석 원장은 전날 국정원을 통해 "2022년 초 통일교 관계자가 지인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해 할 얘기가 있다며 면담을 요청해 와 만난 바 있다"며 "그 이후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2022년 2월 통일교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측 인사뿐 아니라 민주당 측 인사와도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실장은 당시 접촉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전 실장 측은 "통일교 측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을 통해 반박했다.
이번 사안은 여러모로 여권을 짓누르고 있다. 관련자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국민적 의구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여야 관계없이,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만에 하나 여권 인사 연루 의혹 중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면 현 정권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날 수 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전 장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 첫 장관직 낙마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가 조기 진화되지 않으면 국정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또 여권의 내년 지방선거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전 장관은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현 시장과 접전 중인 것으로 평가되는 그가 낙마하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산뿐 아니라 여타 지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전 장관이 3선 의원으로서 부산에서 지지를 받던 아주 중견 정치인"이라며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공직을 딱 내려놓고 규명하겠다는 자세 자체가 국민께서 바라시는 눈높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사실이 아닌, 무고라고 밝혀지면 전 장관에게는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중기 특검이 '선택적 수사' 논란에 휩싸인 점도 여권으로선 곤혹스런 대목이다. 그간 특검 수사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를 수 있어서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측 정치인도 지원했다고 특검팀에 말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본부장이 진술한 여야 정치인은 5명"이라고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야권은 "특검이 수사대상"이라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중기 특검의 선택적 수사와 대통령 사전 보고 여부, 국무회의 발언 경위에 이르기까지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할 심각한 국정 농단"이라고 쏘아붙였다. 장 대표는 "민주당은 종합 특검을 운운하고 있는데 이 사건부터 특검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장관이 스스로 장관직을 내려놓은 것을 의혹이 실재한다는 것의 방증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 야당을 제외한 개혁신당 등 제3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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