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얼음골 사과, 5년 연속 냉해 직격탄…'명품 사과' 생산 비상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 2026-05-13 09:01:59

개화기 이상저온으로 꽃눈 떨어져 '결실 불량' 속출
부사 품종 30~40% 피해…수확량·상품성 저하 우려

전국 최고의 당도와 품질을 자랑하는 경남 밀양시 얼음골 사과가 개화기 냉해 피해를 입으며 5년 연속 흉작 위기에 몰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지난 12일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한 과수원에 개화한 사과 꽃이 모두 떨어져 있는 모습. [손임규 기자]

 

지난 12일 취재진이 밀양 얼음골 사과 재배 농가를 찾아가보니, 냉해 피해 과수원에서는 꽃눈이 피기도 전에 마르거나, 개화한 꽃의 암술과 수술이 검게 변해 떨어지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었다. 

 

농장 주인에 따르면 주력 품종인 '부사'의 개화기인 지난달 10일부터 15일 사이 아침·저녁 기온이 2~3도까지 떨어지는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했다. 정상적인 개화를 위해서는 평균 10도 이상의 기온이 유지돼야 하지만, 갑작스러운 추위와 서리가 내려 전체 면적의 30~40%가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예년의 경우 사과 한 송이에 5개 정도의 열매가 맺혀 적과(열매 솎기) 작업을 거치지만, 올해는 결실률이 급감한 상태다. 송이당 1~2개만 남거나 그마저도 낙과하는 경우가 많아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면, 부사보다 개화기가 빨랐던 '홍로' 품종(지난달 5일~10일 개화)은 이상저온 시기를 피하며 정상적인 작황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얼음골 사과 농가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개화기 냉해 피해를 겪고 있어, 꿀사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얼음골 사과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40년간 농사를 지어온 이모(65) 씨는 "과거에는 태풍이 주된 걱정이었으나 이제는 매년 반복되는 냉해가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기후 영향으로 인해 더 이상 농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상품성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밀양 얼음골 사과는 1299농가가 878㏊를 재배해 연간 1만100여 톤을 생산하고 있다. 이달 초 농협손해보험의 피해 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농가들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지난 12일 밀양 산내면 남명리 한 과수원에 개화한 사과 꽃의 암술과 수술이 검게 변해 있다. [손임규 기자]

 

KPI뉴스 /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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